[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새해 첫 달 수출이 대중국·반도체 증가로 이어지면서 '플러스'를 맞았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73개월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바닥을 찍었던 반도체 성적이 점차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중국 간의 경쟁과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위기 등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무엇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한국 등 동맹국 기업들도 대중 반도체장비의 수출 통제에 대한 동참을 요구하고 있어 패권 간 경제적 실익보단 위험 요인이 가중될 전망입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2022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중국 수출이 20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16.1% 증가한 107억달러를 차지했습니다.
대미국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26.9% 오르는 등 6개월 연속 증가세입니다. 대미국 수출액은 102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표는 1월 15대 주요 품목별 수출액 및 증감률 . (표=뉴스토마토)
최대 수출품목은 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지난 2017년 12월 64.9% 증가 이후 73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56.2%)입니다. 3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는 지난해 11월 12.9% 상승한 후 12월 21.7% 증가한 바 있습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회복하면서 수출 플러스를 향한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산업부 측은 "대중국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수출 플러스, 무역수지 흑자, 반도체 수출 플러스 등 수출 회복의 네 가지 퍼즐이 완벽히 맞춰졌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합니다. 초격차의 첨단산업투자를 주창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 의존형에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미·중 갈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욱 고조될 우려가 높습니다.
이날 미국 반도체업계는 미 정부가 지금의 독자 수출통제를 다자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동맹국인 한국·일본 등 동맹 국가도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은 네덜란드 ASML로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수입하려 했다가 미국의 압력을 받은 네덜란드 정부가 수출을 불허해 실패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도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막으려는 미국 조치에 대해 보복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 관영매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미국의 정치적 간섭이 주는 영향을 줄이고 중국 수출을 늘려야한다고 전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사진은 컨테이너 박스들. (사진=뉴시스)
사실상 미·중 패권경쟁 속에 우리나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참여했을 땐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주요 수출 시장 중 한 곳입니다. 지난달 9대 주요 수출국 중 100억달러를 넘긴 곳은 대중국과 대미국이 유일합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력 상품은 메모리 반도체이기 때문에 수출 규제나 통제에도 불구하고 수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미·중 패권 경쟁 등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각국의 수출 통제 등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