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D램 사업에서 1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를 냈습니다. 이에 전체 반도체 적자 폭은 2조원대로 전분기와 비교해 1조5000억원 이상 줄었습니다. 인공지능(AI) 시장 개화로 고부가가치 D램 매출이 늘고 재고 수준도 큰 폭 개선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다만 감산 기조는 유지할 방침입니다.
31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4% 감소한 2조83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3.8% 줄어든 67조779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58조9355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84.9% 줄어든 수치입니다.
4분기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21조6900억원, 영업손실 2조18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매출 16조4400억원, 영업손실 3조7500억원)와 비교해 매출은 31.9% 늘었고, 적자 규모는 1조5700억원 개선됐습니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하는 가운데 PC와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D램은 재고 수준이 큰 폭 개선돼 지난해 1분기 적자 이후 4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시스템LSI는 신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이 '갤럭시S24'에 탑재되면서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손익 모두 개선됐습니다. 파운드리는 시장 수요가 감소해 실적 부진이 지속됐으나 지난해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매출 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에는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줄었습니다. TV사업과 가전사업에서도 수요 정체 속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램 재고 수준이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감산 기조는 이어갈 방침입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D램은 1분기, 낸드도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재고 정상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HBM 판매량은 전분기와 비교해 40% 이상,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3.5배 규모 성장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HBM3을 포함한 선단 제품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 올 상반기 중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90%에 달할 것"이라며 "HBM3는 지난해 3분기 첫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 판매를 확대해 'AI폰' 시장 선점에 주력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상무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폰이 전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내 두자릿수 판매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AI는 갤럭시라는 소비자 인식을 각인해 초기 AI폰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