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제철, 동종 기업 대비 낮은 기업가치…투자 vs 배당 '딜레마'

PER·PBR 모두 저평가…기업가치 올리기 '숙제'
정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책 마련 요구할 듯
투자·재무건전성 개선 등 배당 확대 어려울 듯

입력 : 2024-02-0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일 18: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의 시가총액이 동종 업계 대비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나 기업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현대제철은 올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중기 배당계획을 예고했지만, 철강산업 불황과 동시에 대규모 투자·순차입금 감축 기조가 이어져 배당을 크게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 동종 기업 대비 저평가...특히 PBR 0.23 '눈길'
 
2일 종가 기준 현대제철의 시가총액은 4조7573억원으로 이를 순이익과 비교한 PER, 순자산과 비교한 PBR 모두 동종 기업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 PER과 PBR은 각각 8.6, 0.24로 주요 동종 기업인 포스코홀딩스(PER 14.16, PBR 0.61)와 비교하면 모두 낮다. 그 외에 철강상장사들의 평균 PER이 17.2, PBR이 0.84임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PER이 10 이하면 저평가된 것으로 통용되며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12월 평균 PER은 19.36, 평균 PBR은 0.96을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된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른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2월 중 공개될 예정으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저평가된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을 수립·이행하게 할 방침이다. 이에 현대제철도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제철은 배당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을 늘린다면 주식 매수세가 늘어나 주가를 높일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최근 5년간 배당정책을 보면 1주당 배당금은 500원에서 1000원 사이에서 결정됐다. 2020년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정책만 보면 꾸준했지만 지나친 PBR 저평가로 인해 배당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0일 있었던 현대제철 기업설명회에서 현대제철의 새로운 배당정책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김광평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은 “올해 중기 3개년 배당정책을 수립해서 시장에 발표할 계획”이라 밝혔다. 
 
2023년 영업현금흐름은 3분기 기준
 
투자확대·재무구조개선과 배당재원 확대 ‘이중과제’
 
다만, 투자와 재무건전성 개선에 지출이 이어지면서 현대제철이 배당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신설·순차입금 감축 기조를 이어간다. 그동안 이어져온 기조를 이어나가는 방향으로 설정했다. 정부·시장의 요구에 배당재원도 늘려나가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철강산업 불황에 따른 철강 판매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어 배당여력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6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전기로 신설 투자를 하면 현금성자산 소진으로 순차입금이 늘어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전기로 신설 사업은 탄소중립과 이어지는 문제라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업이다. 고금리 시대에 조 단위 부채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순차입금 감축도 필요하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6조647억원이다.
 
현대제철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조9032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배당재원이다. 그러나 이는 상당부분 재투자로 이어져 현금보다는 유형자산 형태로 있다. 현대제철의 유형자산 장부금액은 이익잉여금을 훌쩍 넘는 17조9022억원에 달한다. 이는 그동안 벌어들인 돈에 차입금 등 외부조달까지 더해 설비에 투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1974억원이지만, 이를 배당으로 풀면 투자 및 순차입금 감축기조와 배치된다.
 
따라서 배당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창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철강시장 상황은 판매 가격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 은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2.1% 감소한 1816만톤으로 잡고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철강산업 전망이 수요 감소 등으로 부정적이라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생산과 재고관리를 효율화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룹사 현대차(005380)에 고부가가치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17만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생산량(424만대)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다. 고부가가치 강판을 현대차에 공급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철강산업이 불황인 가운데 자동차뿐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판매량 목표는 줄었지만 수익성이 높은 판매를 늘려 대처할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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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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