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폐지 조례안이 발의된 데 대해 보육교사들과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공공돌봄 서비스를 담당하는 서사원은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이어 폐지 조례안까지 논의되면서 존폐 위기에 처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서사원노조)는 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서사원 조례가 폐지된다면 서사원의 노동자들뿐 아니라 서사원을 이용하는 서울시민 모두에게 재앙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의원들은 서사원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돌봄노동자들과 서울시 돌봄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 시기를 비롯해 지금까지 서사원이 시민에게 필요한 공공기관임을 입증해왔지만 현재 서사원 노동자들은 심각한 불안 상황에 있다”며 “안정적인 노동조건을 통해 요양보호사를 확보하고 미래의 돌봄부족을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지원폐지 조례가 처리된다면 공공돌봄을 파괴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가 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조례폐지 반대 및 시의원 면담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강석주 시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5명은 전날 ‘서울특별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지원 등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조례안 제안요지에는 서울 지역 내에서 제공되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그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사원이 설립됐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공적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으로 공공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에 올해 11월부터 서사원 지원 조례를 폐지한다는 조례안을 발의한 겁니다.
“질좋은 급식 제공이 방만경영?”
서사원은 2019년 공공돌봄 확충과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위해 설립된 서울시 산하기관입니다. 하지만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운영 혁신안을 요구 받았고, 올해 예산 168억원 중 100억원이 삭감됐습니다.
이날 서은진 보육교사는 “아이들에게 질 좋은 급식을 제공하는 걸 방만한 운영이라 얘기하고, 민간과의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시의원들에게 현장의 목소리가 전달되길 바란다”며 “저출생 고령화 사회에서 전 생애에 걸쳐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돌봄의 공공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사원 노사는 현재 단체협약과 자체 혁신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노조는 “노사 간 의견조율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사원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 예산삭감이란 홍역을 치렀고, 일방적인 혁신안 추진과정에서 나오는 진통들도 있다”며 “사측과 논의도 이어가지만 공청회에서 이미 서사원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전달된 만큼, 서울시와 시의회 의원들과도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