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이 설 명절을 앞두고 3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공고하던 30%대 지지선이 무너진 건 9개월여 만입니다. 민생경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데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부정평가 응답이 높아진 게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후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면, 고비마다 '김건희 리스크'가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부정평가에 김건희 5% 넘자…심리적 마지노선 '붕괴'
7일 '한국갤럽'의 정기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김건희 리스크'가 부상할수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올해 1월19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1월16~18일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습니다. 이때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행보'를 꼽은 응답이 2%였습니다.
바로 다음 주 나온 결과(1월23~25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또다시 1%포인트 내려간 31%로 나왔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김 여사 문제'를 부정평가 이유로 지목한 응답은 2%에서 9%로, 무려 7%포인트나 뛰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김 여사의 명품가방 논란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이어 일주일이 지난 후 나온 최근 결과(1월30일~2월1일 조사)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포인트 더 하락해 29%로 집계됐습니다. 이때에도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문제'를 꼽은 응답은 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문제'를 언급한 응답이 5%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습니다. 김건희 리스크가 재부상하자, '심리적 마지노선'인 지지율 30%대가 붕괴된 셈입니다.
이전까지 '김 여사 문제'가 부정평가 이유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때는 지난 2022년 9월 중순(9월13~15일 조사)입니다. 당시 '김 여사 행보'를 부정평가 이유로 답한 비율은 4%였습니다. 이 시기는 민주당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특별검사) 법안을 발의했던 때였습니다. 다만 당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7%에서 33%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건희 논란' 때마다 지지율 하락…취임 초부터 '리스크'
이뿐만이 아닙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김 여사 문제'가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언급될 때마다 국정 지지율은 대체로 하락했습니다.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가 처음으로 등장했던 때는 2022년 6월 중순 조사(6월14~16일 조사) 때였습니다. 당시 김 여사의 봉하마을 지인 동행과 팬카페를 통한 대통령 집무실 사진 유출 논란 등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53%에서 49%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2022년 8월말 여론조사 결과(8월31일~9월1일 조사)에선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행보'를 지목한 응답이 3%로 늘어났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7%로 3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같은 해 9월 20~22일 조사에서도 '김 여사 행보'를 부정평가 이유로 꼽은 응답은 3%를 차지했는데, 당시는 윤 대통령 부부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로 김 여사의 복장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3%에서 28%로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2월 중순(2월14~16일 조사)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관련 도이치모터스' 문제를 꼽은 응답이 3%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이 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2%에서 35%로 올랐습니다.
같은 해 8월초(8월1~3일 조사) 여론조사 결과에선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 김 여사 행보를 꼽은 응답이 2%로 집계됐고, 이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5%에서 33%로 줄었습니다. 여야가 김건희 특검법 표결 시기를 논의했던 때인 같은 해 12월 중순 조사(12월12~14일)때도 '김 여사 행보'가 부정평가 이유로 2%를 차지했고, 지지율도 32%에서 31%로 하락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첫해인 2022년 7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대체로 20%대 중후반을 오갔습니다. 이후 지난해 4월 11~13일 조사에선 지지율 27%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일제 강제동원 배상,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등 한일 관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