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인수 후 비용 되레 늘어난 락앤락

2016년부터 매출 4천억~5천억원대…수익성은 갈수록 악화
판관비 지속적 상승…노조 "안쓰던 비용 집행에서 비롯"

입력 : 2024-02-13 오후 4:31:0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사모펀드 손에 넘어간 토종 밀폐용기 회사 락앤락(115390)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비용을 대폭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기존 사모펀드와는 달리 판매비와 관리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수익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매출 악화에 CEO 교체, 구조조정까지 악재가 겹쳤습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락앤락은 지난해 48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179억원의 영업손실하며 적자전환했고, 2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도보다 손실 폭이 확대됐습니다. 매출은 전년도에 비해 7% 하락에 그쳤으나 손익이 급감했습니다. 회사 측은 "중국 등 주요시장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및 재고평가 등의 영향"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은 70%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락앤락은 1978년 김준일 전 회장이 창업했으나 2017년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하며 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 이때부터 수익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은 4000억~5000억원대에 머물고 있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02억원, 470억원에 달했으나 2018년부터 영업이익이 300억원대로 내려앉더니 지난해에는 17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습니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제는 매출이 제자리임에도 판매비와 관리비가 대폭 늘면서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판관비는 1400억~1500억원대이지만, 2019년 1890억원으로 급증했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1947억원, 1995억원, 204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자회사를 포함하지 않은 본사(개별)의 판관비는 2016년 63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917억원까지 늘었습니다. 기존의 사모펀드들이 판매비와 관리비를 통제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실적 부진 속 자산매각과 잦은 CEO 교체, 구조조정으로 회사는 표류하고 있습니다. 2년여 전부터 4번에 걸쳐 CEO가 바뀌는가 하면 지난해 말 경기도 안성공장 운영도 중단했습니다. 앞서 2021년에는 아산의 창고와 공장 등을 매각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자산매각 등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성공장 운영 중단을 놓고 직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주로 물류 센터 기능을 담당하던 안성공장에서는 150여 명이 근무했으나 90여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은 31명은 해고됐고, 현재는 27명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안성공장 해직자들은 조만간 고용노동부에 부당 해고 관련 소송을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락앤락지회는 관계자는 "대주주가 여러 방법을 동원에 비용을 지출시켜놓고, 영업손실을 책임을 직원에게 돌리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이어 "대주주 변경 이후 이렇다 할 신제품 출시 없이 그간에 쌓아온 회사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해고자 복직과 고용보장을 위해 어피니티가 위치한 종각역 앞에서 시위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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