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거래' D-5개월…거래소·증권업계 합의점 '안갯속'

사무금융노조, 정무위에 거래시간 연장 영향·불합리함 설명
거래소 "6월29일 시작 변함 없어…부담 줄이겠다"
증권업계 "시스템 안정성 투자자 보호장치 등 미비…충분한 시간 가져야"

입력 : 2026-01-29 오후 3:18:34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안을 두고 증권업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글로벌 선진 자본시장의 24시간 거래에 대비해, 거래시간 연장을 6월29일부터 시행한다며, 일정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반면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일방적인 추진에 반대하면서도, 시장 안정 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 우려하며 도입한다 해도 안정적 시스템 개발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거래시간 연장, 특히 7시 프리마켓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입니다. 
 
2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 의원실 등을 방문해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 "IT 기술 인력과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노동강도 심화, 안정된 시스템을 구현하기에 긴 시간이 필요한데도, 거래소가 증권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를 강행하는 현 상황에 대해 알리고 대안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정무위 의원실 한 관계자는 "사무금융노조의 의견을 청취했고, 정무위 현안질의 등을 통해 거래소가 이를 강행하는 배경 등에 대해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거래소가 이달 초 올해 6월 말까지 오전 7~8시 프리마켓과 오후 4~8시 애프터마켓을 운영하는 하루 12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증권업계와 거래소 간 갈등은 시작됐습니다. 내년 12월까지 24시간 거래 체제로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국경, 업권 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국 자본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26일 거래소가 개최한 '프리·애프터마켓 개설 관련 회원사 설명회'에서 양측 간 갈등은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자리에는 200여명이 넘는 거래소 회원사 IT, 노무, 인사 담당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서 거래소는 지난해 7월 거래시간 연장안에 대해 전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묘안'을 찾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거래시간 연장이 시작되는 시기는 6월29일로 변함없다, 개별 면담을 통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강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자리서 참석자들은 △증권사의 비용 및 시스템 개발 과정의 리스크 △애프터마켓에서 SOR (최선집행이무)시스템의 두 개 시장(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적용이 불가능한 점 △3월15일까지 시스템 개발 및 모의 테스트 등 이후 일정 현실적 불가능 △SMP(Self-Match Prevention) 미적용으로 인한 자전거래 적출 유예 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석자들은 실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이용 시 시스템 구축과 안전장치 등에 대해 질의했고 거래소 측은 "모두에게 참여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개별 면담을 통해 이야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간중간 야유와 고성 등도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모든 책임은 회원(증권사)들에 떠넘기는 거냐"며 "누구를 위한 6월29일인지 모르겠다, 안 되면 늦추고 서로 맞춰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른 관계자는 "문의에 대한 제대로 된 대답 없이 거래소는 오직 '선진시장 구축'이라는 논리만 내세웠다"고 전했습니다. 
 
거래소 간담회에 참여하지 못한 한 사무수탁사 관계자는 "사무수탁사의 특성상 IT 인력이 제한적인 구조로, 특히 시세 및 시장 데이터 관련 시스템은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운영 환경에서 전문 수신 시간 및 내용 변경이 수반되는 개발은 외부 업체와의 협의, 계약 범위 조정, 개발 및 충분한 테스트 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현재 제시된 일정 내에 이를 안정적으로 반영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시스템 개발 일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거래소 측은 "6월29일 시작은 변함없다"면서 "증권사 등과 협의를 진행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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