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4세 장선익, CVC로 경영능력 시험대

벤처캐피탈 '동국기술투자', 내달 출범 완료
CVC 키워 승계 자금 마련해 지분 확대 가능

입력 : 2024-02-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친 동국제강그룹이 올해부터 신사업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동국기술투자(가칭)'을 출범을 본격화해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할 예정입니다. 이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가 CVC 경영에 참여해 사업 능력을 입증할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동국제강이 오너 4세 경영 승계 구도의 판을 어떻게 짤 지 주목됩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의 지주사 동국홀딩스는 이달 임원 인사를 통해 배창호 전 신한캐피탈 투자금융 1본부 본부장을 동국기술투자 대표이사 내정자로 영입했습니다. 배 내정자는 △철강 유관 소재·부품·장비 투자 △IT·물류·인프라 등 그룹 유관 사업 검토 △신수종 사업 발굴 등 동국제강그룹 지속 성장을 위한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할 예정입니다. 
 
동국홀딩스는 다음달 내로 동국기술투자 출범을 끝내고,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등록 심사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동국홀딩스는 CVC를 그룹의 전략 컨트롤타워로 구성해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갈 복안입니다. 동국홀딩스가 핵심 신사업으로 꼽은 만큼 장 전무가 CVC 경영에 중책을 맡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장 전무는 지난해 지주사 전환 작업을 거치면서 그룹 내 보유 지분이 확대됐습니다. 장 전무의 동국홀딩스 지분율은 현재 2.5%로 과거 동국제강 지분율 1.04%에서 증가했습니다. 지분의 소폭 증가로 승계 작업 추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장 전무가 지분 100%를 보유한 CVC를 설립하고 키워낼 경우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한 승계 자금 마련이 가능합니다.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 (사진=뉴시스)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장 전무는 지난 2022년 연말 인사에서 구매실장 전무로 승진했습니다. 지난 2020년 상무 자리에 오른 지 2년 만에 재차 승진한 장 전무는 구매실장 역할을 담당하며 동국제강의 공급망 관리를 해왔습니다. 
 
CVC엔 국내 대기업 오너 가의 자녀들이 많이 있습니다. GS와 두산, LX 등 등 여러 대기업들은 지난 2022년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불가능했던 대기업 지주사의 벤처캐피털 설립이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제한이 풀리자 CVC 설립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기업들은 CVC 주요 보직에 오너 3,4세들을 배치시켰습니다. 창업 초기 기업이나 비상장사에 주로 투자하는 CVC가 투자 사이드의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다 그룹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GS그룹의 허명수 전 GS 부회장의 차남이자 오너 4세인 허태홍 대표는 'GS퓨처스'를 이끌고 있고,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의 장녀 이연수 이사는 에코프로 CVC '에코프로파트너스'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근무 중입니다.
 
CVC 설립 움직임은 철강업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동국제강이 CVC 설립을 완료하면 업계 내 3번째입니다. 세아그룹은 지난 2018년 세아홀딩스와 세아세강지주 등 양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지난해 11월 100% 지분 출자로 세아기술투자를 설립, 운영 중입니다. 포스코그룹도 지난 2022년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포스코기술투자'를 CVC로 변경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이후 CVC 사업을 추진하는데 장선익 전무를 앞세우며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 전무가 동국기술투자 지분이 얼마나 보유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 전경. (사진=동국홀딩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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