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코리안리(003690)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코리안리는 저이원채권을 교체매매하면서 금융상품 처분손실을 인식, 실적이 부진했지만 보유이원이 오르는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공동재보험으로 재원을 늘린 점도 투자손익에 긍정적 요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20일 회사 수시공시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IFRS17·IFRS9 회계 기준)으로 영업이익 3637억원에 당기순이익 28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IFRS4·IAS39 회계 기준) 대비 각각 3.2%, 1.4% 증가했다.

 

재무현황은 자산총계 12조857억원에 부채총계 8조8342억원, 자본총계 3조2515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회계 기준이 바뀐 이후 자산이 1조원 줄었는데 부채가 5326억원 감소하고 자본이 5359억원 늘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실적은 영업이익 3652억원, 당기순이익 2861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각각 4.6%, 6.7% 감소했다. 다만 코리안리가 이번에 공시한 통계 자료는 잠정치로서 외부감사인 감사에 따라 향후 구체적 수치가 바뀔 수도 있다. 

 

결산 실적이 전년도에 비해 떨어진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손익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이 연결 2770억원, 별도 2929억원이다. 별도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4분기에는 순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서는 4분기 손실 규모로 20억~69억원 정도를 예상했다.

 

코리안리의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1분기 1263억원 ▲2분기 1426억원 ▲3분기 240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전년도에 비해 1분기와 2분기에는 이익 규모를 더 크게 인식했지만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는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실적에는 IFRS17 회계 관련해 보수적 가정을 적용하면서 발생사고 요소가 조정된 영향이 있었다면, 4분기에는 채권 교체매매 작업이 있었다. 보유이원을 개선하기 위해 채권을 교체 매각하는 과정에서 처분손실을 인식했다는 설명이다. 규모는 약 7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해당 손실은 보험사 영업이익을 구성하는 항목 중 투자영업 부문에 반영된다. 4분기 투자손익은 일시적으로 부진이 불가피한 셈이다. 다만 보유이원 자체가 상승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영업의 경상적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설용진 SK증권(001510)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이익 변동성을 유발한 주요 원인이 실제 손실로 인한 영향이 아니다”라면서 “미래 버퍼 확보나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더욱 긍정적인 실적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의 경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이익은 3200억원에서 3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또 정준섭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상반기 중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평가익과 기타보험손익 확대로 급격히 증가한 이익을 미래에 적립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판단한다”라면서 “이를 통해 올해도 안정적인 이익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래 수익을 위해 채권을 교체한 것”이라면서 “교체매매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지는 확실치 않고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리안리가 공동재보험 추가 계약으로 투자 재원을 늘렸다는 점 역시 투자손익 관점에서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요인이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11월 삼성생명(032830)과 7000억원 규모(준비금 기준)의 공동재보험을 추가로 체결한 바 있다. 공동재보험은 자산과 부채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재보험사 입장에서는 운용자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해당 효과에 따라 코리안리는 지난해 4분기 운용자산이 약 9조679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 교체매매 작업 외에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추가 적립으로 미리 비용을 인식한 영향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NR는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생겼지만 청구가 되지 않은 건에 대한 것으로 IFRS17 계리적 가정 요소 중 하나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