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 순항?…미 대선·러시아발·운임료 등 곳곳 암초

역대 1월 중 자동차 수출액 '최고치'
수출량은 10년 전 수출보다 30만대↓
환율 호재에도 불확실성 우려 '난제'
러시아 수출 제재…중기 중고차도 난관

입력 : 2024-02-25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이 역대 1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수출량으로는 정점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환율 호재를 받고 있지만 미국 대선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불확실성 우려와 자동차 운반선 부족 사태 등 운임 급등 현상, 러시아 수출 제재까지 순항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간 자동차 동향 데이터를 분석하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은 277만대로 10년 전인 2014년 수출(306만대)보다 약 30만대 적은 수준입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간 자동차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은 277만대로 10년 전인 2014년 수출(306만대)보다 약 30만대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은 최근 10년간 자동차 수출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수출액 '껑충'…판매량은 정점 못 찍어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09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수출액 중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기존 최고 수출액인 2022년(541억달러)보다 30% 상승한 금액입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 최고치 기록은 고가의 친환경차 수출 확대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액은 242억달러로 전년 대비 51% 급증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 자동차 수출액도 역대 1월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62억달러입니다. 
 
자동차 수출은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효자 수출 품목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709억달러 수출을 통해 550억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수출액 상승에는 '환율 호재'도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국내에서 수출하는 자동차는 환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원·달러 환율을 보면 2022년에는 13년만에 1300원을 돌파한 바 있습니다. 1200~1400원대를 오가던 환율은 2024년에도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수출량은 호황기 시절만큼 회복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은 277만대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20%가량 증가한 판매량입니다. 자동차 판매량은 2020년부터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20년 189만대, 2021년 204만대, 2022년 230만대, 2023년에는 277만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약 10년 전 자동차 수출량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2014년 자동차 수출량은 306만대입니다. 2015년 소폭 감소했지만 298만대가 수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2016년에는 262만대, 2017년 253만대, 2018년 245만대, 2019년 240만대로 감소한 후 2020년 200만대 이하인 189만대에 그쳤습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간 자동차 동향 데이터를 분석하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은 277만대로 10년 전인 2014년 수출(306만대)보다 약 30만대 적은 수준이다. 사진은 수출 차량들. (사진=뉴시스)
 
미 대선·글로벌 경쟁 강화 등 '불확실성' 
 
역대 수출액을 기록한 것과 달리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특히 미 대선 전망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자동차 산업 무역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의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IRA 발효 후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 기업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산업부의 연간 자동차 수출 데이터와는 별건이나 중고차를 수출하는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중기 자동차 수출액은 57.4% 급증한 49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중기 자동차 수출 순위는 2021년 9위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7위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해 2위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와 함께 주변국을 통한 우회 수출 단속이 강화되면서 난관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지난해 4월부터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해 '5만달러 초과' 승용차 수출을 통제해 왔습니다. 또 24일부터는 '배기량 2000cc 초과' 승용차로 제재가 강화됐습니다. 
 
자동차 운반선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2020년 60만대 수준이었던 중국발 자동차 해상 물동량은 지난해 300만대 수준으로 약 5배 늘었습니다. 중국이 수출 물량을 쏟아내면서 자동차 운반석이 부족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운임료도 폭등했습니다. 2020년 6500CEU 운반선 기준 1만6271달러 수준이었던 자동차 운반선 운임은 지난 1월 11만500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IRA 폐지 등 변수는 올해보단 내년에 미칠 변수로 보인다. 다만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시장 수요가 위축될 순 있다"며 "올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 소폭 상승할 거라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지난해에 유럽이나 일본 업체들이 공급망 문제 때문에 공급을 원활하게 하지 못했고, 우리나라는 비교적 공급망 이슈에서 빨리 벗어나 미국 시장 수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우리나라의 수출도 조금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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