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지난달 수출이 플러스를 맞았지만 지난해 급감했던 수출 마이너스에 따른 '기저 효과'로 보입니다. 여전히 부진한 수출 회복세에도 '1400 고지'를 넘보는 강달러 효과가 수출액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견인하고 있지만 주력 버팀목 중 하나인 자동차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춘절의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은 줄었고 대미 수출은 늘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24년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2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했습니다. 수입은 13.1% 감소한 481억1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42억9000억달러 흑자입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 평균 수출액은 2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2억7000만달러) 대비 12.5%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수출액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2월 반도체 수출액은 99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6.7% 급증했습니다.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 20.2%, 컴퓨터 18.4%, 선박 27.7% 등의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부진했던 반도체 부문의 기저 효과로 전체 수출을 견인한 영향이 큽니다. 지난해 2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7.5% 급락한 501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반도체 수출액은 42.5% 급감한 59억6000만달러에 그친 상황이었습니다.
앞선 2022년 2월에는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유일하게 반도체가 100억달러를 넘긴 저력을 보여왔지만 44억 달러가 고꾸라진 셈입니다.
지난 2월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욱이 상품이 많이 팔리기 보단 고환율 요인이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29일 기준 환율은 1337원으로 2022년 초 1200원대를 유지했던 환율은 2023년부터 현재까지 1300원대를 유지 중입니다.
문제는 주력 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가 지난달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입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5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7.8% 감소했습니다. 석유제품 3.9%, 석유화학 3.1%, 철강 9.9%, 차부품 1.7% 등도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대중국 수출 부진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2월 대중국 수출액은 98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4.2%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4분의 1 수준으로 수출액이 줄어든 데에 이어 올해 2월 수출액도 2.4% 마이너스인 96억5000만달러에 머물렀습니다.
산업부 측은 "대중국 수출은 춘절 연휴 영향으로 감소했으나 조업일을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3개월 연속 증가"라며 "자동차 수출도 설 연휴 영향과 일부 업체의 생산라인 정비, 전년 동월 실적이 역대 2월 중 1위라는 점 등이 복합 작용하며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경제 학자는 "다들 수출 플러스라고 하는데 지난해 급감했던 부진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와 환율 영향일뿐, 자동차 마저 줄고 있다. 그나마 올해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의 북미 수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출 플러스라고 자화자찬하기보단 반도체, IT뿐만 아닌 나머지 주요 수출 품목들의 회복에도 주력해야한다"며 "반등 기대감보단 완연한 회복에 역점을 둘 수 있는 실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범부처 수출확대 전략에서 선정한 20대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타겟 시장별 맞춤형 지원전략을 추진, 반도체 1200억+α 달러, 자동차 750억 달러 등 핵심품목 수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무역금융 360조원, 수출 마케팅 1조원 등 분야별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