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집회에 제약사 참석?…리베이트 논란 비화

의협 “잘못 있으면 처벌 당연…의사집단 매도는 단호히 대처”

입력 : 2024-03-07 오후 4:54:4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리베이트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전공의 사직을 교사했단 혐의로 경찰이 의사협회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업계 내 리베이트나 갑질 문제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집행부에 대한 소환조사를 시작하면서 의협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열렸던 ‘전국의사총궐기대회’의 제약회사 동원 의혹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며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처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의사협회 회관에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대한의사협회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차로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당 의혹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집회에 제약회사 영업맨 필참’, ‘집회 안 오면 약 바꾸겠다고 협박해 강제 동원된다’ 등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직원들에게 집회 참석을 강요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면서 불거졌습니다.
 
이에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4일 “구체적인 불법행위가 확인되거나 관계 당국의 고소 고발이 있으면 즉시 수사에 착수하겠다”며 “실제 의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약사 직원에게 불필요한 일을 강요하면 강요죄가 되고, 리베이트 제공 등 불법행위가 있는지는 현재 확인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의료법 제23조 5(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의 취득 금지)는 의료인과 의료기관 종사자가 의약품 공급자로부터 의약품 채택, 거래 유지 등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이나 편익, 노무, 그밖의 경제적 이익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이 조항에 근거해 리베이트 등의 혐의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의사면허를 취소한 사례는 23건에 이릅니다.
 
다만 이번 집회와 관련해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특정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혜승 법무법인 반우 변호사는 “집회에 강제 동원되었는지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며 “리베이트가 인정되려면 의약품 채택 등에서 실제 이익이 제공됐는지, 거래처 관계에 따른 위력이었는지 등 구체적 정황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가 인정돼도 의협 차원이 아닌 개별 의사들의 일탈로 보면 금전적 규모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제동원 의혹, 경찰이 사실관계 밝혀야”
 
문제는 경찰이 이번에 불거진 의혹 외에 과거 리베이트나 갑질 등으로 전방위 수사를 펼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의협 비대위도 정부가 리베이트 문제나 세무조사 등을 부각시키며 의사집단의 도덕성에 흠집 내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의사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수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고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며 “다만 일부 의사들의 잘못된 행위와 문제를 전체 의사집단으로 확대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의사를 악마화하는 프레임을 씌우는 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을 강제 동원했다는 의혹도 의협이나 의협 산하 조직에서 지시한 일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의사가 집회 참석을 요구했다는 게시글 작성자를 고소한 것이고, 정말 제약회사 직원이고 강요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경찰이 밝히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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