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K팝을 배우려는 수요가 늘면서 4대 엔터사 중
에스엠(041510)이 유일하게 'SM 유니버스'라는 학원을 설립해 지난해 3월부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대치동 아이돌 양성소'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애초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기관을 표방했지만, 비자 문제 등 규제에 가로막혀 정작 정규 과정에는 외국인 학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의 종합예술교육기관인 SM유니버스는 '2024 SMU 정규과정 2기'를 이달부터 시작했습니다. 정규과정 지원자격은 국내외 중학교 과정 이수자, 교육기간은 2년입니다. SM 유니버스 관계자는 "애초 K팝을 배우고 싶은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커리큘럼을 개설하려 했지만 몇 년째 법무부, 교육부 이슈가 해결이 안 되고 있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방학 캠프 형태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산업의 해외 진출과 현지화에 기여할 인재 양성 교육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고려대학교는 내년에 글로벌엔터테인먼트학부를 신설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도 엔터테인먼트 자유전공 학부를 최근 개설했습니다. SM 유니버스 측은 "학교에서는 주로 마케팅이나 경영 등 비즈니스를 포함한 엔터산업 전반에 대한 교육을 담당한다면 SM 유니버스는 아티스트 퍼포먼스에 포커싱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K팝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인적 구성과 시스템입니다. 특히 아이돌산업 특성상 어린 시절부터 훈련하기 때문에 사회 진출 연령이 낮습니다. 때문에 엔터업계에서는 어린 외국인 학생들이 3개월 관광비자로 한국에 드나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 왔지만 진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법무부를 통해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올해에는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검증된 기관에 대한 기준이나 관리 방안 등이 마련 등이 논의되고 있는 걸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국에 한번 들어온 외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국내대학까지 진학하길 희망한다고 하는데요. 국내 대학의 경우 해외 검정고시 출신을 받아주지 않는 장벽이 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을 드나들면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마치지 못해 대부분 검정고시를 치러야 하기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는 기록적인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별 외국인 학생 선발을 확대하는 추세인데요.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이남권 지방대는 심할 경우 외국인 학생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며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를 위한 학생 선발 기준이 전체적으로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세가 넘어 한국에 온다면 K팝 산업에서 실제 활용하기 쉽지 않다"며 "외국인 학생들이 더 어린 나이에 한국에 들어와 그들 나라의 언어로 온라인 검정고시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