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KB금융(105560)의 우리금융 인수 추진 가능성이 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이미 취임이후 2년간 M&A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로 변심..이유는?
16일 김승유 회장은 "론스타와 MOU(양해각서)을 체결했다"며 "오는 26일 이전까지 양자택일(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우리금융 대신 외환은행을 택한 이유에 대해 "철저히 상업적인 선택"이라며 "외환은행의 스태프(직원)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매각하려는 지분은 현재 외환은행 주가로 계산하면 38억 달러(4조2000억원) 가량이며, 하나금융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여기에 10% 정도를 더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 우리금융 주가, 하락세
투자자들은 하나금융의 변심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증시에서 우리금융 주가는 금통위의 금리인상 재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하나금융이 카드를 버리면서 민영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
실제 오는 26일 입찰 마감일을 불과 열흘여 앞두고 하나금융이 깜짝 결별을 선언함에 따라 남은 기간 새로운 인수 후보를 찾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제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갖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이 민영화에 끼칠 영향에 대해 깊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역시 6년을 이끌어 온 우리금융 민영화가 한 차례 더 연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예보의 다수 관계자들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시도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민영화)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효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아 딜 자체가 유찰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외환銀→하나금융, 우리銀→국민은행 품으로(?)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우리금융 민영화 인수 후보로 재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대표적 '메가뱅크'론자로 취임 때부터 "우리금융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어 회장은 이후 KB 내부 문제가 먼저라는 판단에 따라 취임 일성으로 "앞으로 2년간 M&A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론스타는 ANZ와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받겠다고 하나금융을 불러냈다"며 "하나금융은 론스타 들러리 노릇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