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에스엠(041510)이 사법리스크에 노출된 경영진을 재선임해 오는 27일 정기 주주 총회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공동대표로 내정된 탁영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카카오(035720)의 SM엔터 시세 조정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는데요. 관련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피의자 신분이 피고인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어 법조계에선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사법리스크 노출 탁영준 COO 공동대표 내정
에스엠은 12일 "탁영준 COO를 공동대표로 내정하고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 절차를 거쳐 공동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에스엠 측은 "장철혁·탁영준 공동대표 체제 구축은 지속성장 및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에스엠의 결정을 두고 업계는 사법리스크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 인수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탁영준 COO는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조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조사 당시 탁영준 COO 뿐만 아니라 현 에스엠 대표인 장철혁 CEO, 이성수 CAO(최고A&R책임자), 장재호 CSO(최고전략책임자) 등 전·현직 경영진이 수사를 받았습니다.
고윤기 로펌 고우 변호사는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 의혹이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상태라서 공모 여부가 입증될 경우 언제든 피의자 신분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이번 대표이사 선임의 경우) 사법리스크를 안고 가는 결정이라고 보여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 변호사는 "공모 여부에 따라서 처벌이 될 경우 그 다음 단계가 중요한데 인수와 관련된 소송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
하이브(352820) 입장에서는 인수 무효까지는 아니더라도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전했습니다.
특사경 관계자는 "SM 경영진의 시세조종 공모 여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별도의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장철혁 대표·탁영준 COO.(사진=SM엔터테인먼트)
사법리스크보단 SM 위기 관리
업계는 사법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은 탁영준 COO 공동대표 내정과 관련해 현재 에스엠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란 점을 방증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에스엠은 지난해 카카오의 인수 과정에서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와 결별했습니다. SM 3.0을 알리며 멀티레이블 체제로 전환한 에스엠은 이수만 전 총괄이 없는 상태로 성과를 내야 했는데요. 카카오 인수 이후 현재까지 시너지는 미미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우선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28일 카카오가 최대주주로 등극한 뒤 에스엠 주가는 현재까지 25% 가까이 밀렸습니다. 실적도 부진합니다. 작년 4분기 시장 예상치에 미달한 실적을 발표, '어닝쇼크'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 카리나 열애설, 중국 앨범공구 물량 감소 등 우려가 반영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카카오는 오히려 지난 1월 에스엠 주요 경영진의 업무 PC를 포렌식하는 등 고강도 감사를 진행하면서 에스엠과 갈등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소속 아티스트는 하나둘 에스엠을 떠나고 있는데요. 샤이니 멤버 태민·온유, 슈퍼주니어 규현·은혁·동해, 엑소 멤버 백현·시우민·첸·디오가 회사를 떠나면서 사실상 대표 IP(지적재산권) 이탈이 현실화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엠은 탁영준 COO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탁영준 COO는 2001년 입사해 2015년 가수 매니지먼트 본부장, 2016년 SJ 레이블 프로듀서를 거쳐 2020년부터 3년간 공동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23년 대표이사 임기를 마친 뒤 COO를 맡아 엔시티 위시, 여성 신인팀, 라이즈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될 것을 알고도 내정했다는 건 그만큼 현재 에스엠의 상황이 위기라는 것이다"며 "아티스트 관리, 리더십의 부재 등을 해결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보여진다"고 전했습니다.
주주들의 반응도 시큰둥한데요. 에스엠 소액주주 커뮤니티에선 이번 대표이사 인사를 두고 "이거는 무슨 회전문 인사냐?", "SM 내부 패닉이네, 우왕좌왕 사령탑 부재, 리더십 부재"라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사옥.(사진=SM 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