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담긴 공공조직 리더십…'동료의 힘' 출간

얼어붙은 조직,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
파업 이후 분열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과정 담아
김주성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지음

입력 : 2026-03-19 오후 2:12:1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공공기관 리더의 경험이 생생하게 담긴 '동료의 힘: 얼어붙은 조직,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이 출간됐습니다. 이 책은 파업 이후 분열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과정이 기록된 리더십 에세이입니다.
 
저자인 김주성 노원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시민단체·국회·과학기술부를 거쳐 팬택·발렉스서비스에서 임원 및 대표이사를 역임한, 비영리·정부·기업 전 영역을 두루 경험한 변화 관리 전문가입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24년 취임 후 90명의 1대 1 면담, 510건의 생일 전화 등 현장 중심의 신뢰 회복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으며,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 비상임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인물입니다.
 
동료의 힘은 공공기관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구조적 한계에서 출발합니다. 공공기관 리더의 임기 3년 중 실제로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간은 2년 남짓에 불과합니다. 취임 초기 수개월은 조직 파악에, 임기 말은 영향력 약화에 쓰이면서 리더에게 주어진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저자는 이 짧은 시간 안에 조직을 이해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현장의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저자가 부임한 조직은 지난 2020년 파업 이후 깊은 불신에 빠져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파업 참여 여부에 따라 갈라졌고 잦은 리더 교체로 조직은 9개 부서가 단절된 상태였습니다. 상급기관인 구청과의 소통도 끊겨 있었습니다. "규정에 없습니다"라는 말은 단순한 업무 거부가 아니라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방어적 태도였습니다.
 
'동료의 힘: 얼어붙은 조직,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 표지. (이미지=작가의 집)
 
동료의 힘은 이러한 조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구체적 실천 사례로 보여줍니다. 핵심은 거창한 제도 개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회복입니다. 
 
저자는 취임 직후 직원들과의 개별 면담에 집중했습니다. 총 90건의 면담을 통해 조직의 과제를 직원들의 언어로 직접 도출했습니다. 피아노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커피와 초콜릿을 나누며 진행된 대화는 단순한 보고가 아닌 신뢰 형성의 과정이었습니다. GROW 코칭 기법을 활용한 이 면담은 96%의 높은 응답률로 이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관계 형성을 위한 작은 실천들이 이어졌습니다. 약 20개월 동안 300여명의 직원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려 노력했고, 생일마다 직접 전화를 걸어 총 510번의 생일 축하를 전했습니다. 함께 식사한 횟수도 200회가 넘습니다.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서로를 '동료'로 부르자는 제안은 조직 문화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50여차례 결렬되던 임금·단체협약 협상은 5회 만에 타결됐고 단절됐던 구청과의 관계도 회복됐습니다.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40여건의 혁신 제안이 자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만족도는 93.9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직 내부 언어도 "저희 일이 아닙니다"라는 말에서 "같이 고민해볼까요"로 변화됐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선순환 구조'로 설명합니다. 대화를 통해 과제를 도출하고 정서적 교감을 통해 동력을 확보한 뒤 실행과 신뢰 축적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업무 성과와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확장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완성된 성공담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기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엇이 효과를 냈는지 뿐만 아니라, 여전히 변화 중인 과정까지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기존 리더십 서적과 차별화됩니다. 
 
동료의 힘은 공공기관 리더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방향을 고민하는 중간관리자에게도 실질적인 참고서가 될 전망입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리더십 변화 관리 툴킷'에는 GROW 기반 면담 질문지, 변화관리 워크북, 직책별 리더십 전이 가이드 등이 포함돼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습니다. 
 
이 책은 조직 변화의 출발점이 제도나 전략이 아닌 '사람과 신뢰'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공공조직 리더십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전망입니다. 김주성 이사장은 "임기의 첫날과 마지막 날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한 기록이 같은 자리에 서게 될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동료의 힘: 얼어붙은 조직, 신뢰로 녹인 600일의 여정' 띠지. (이미지=작가의 집)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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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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