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위, MBC 날씨 '파란색 1'에 법정 제재 전제한 '의견진술'

의견진술 안건 모두 '법정 제재'…YTN '관계자 징계'

입력 : 2024-03-14 오후 8:35:2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방송 말미 날씨 뉴스를 전하면서 파란색 숫자 ‘1’을 사용한 MBC에 대해 법정 제재를 전제로 한 제작진 의견진술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14일 정기 회의를 열고 심의위원 9명 중 711 의견으로 이같이 의결했습니다.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동영상)
 
앞서 MBC TV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7일 저녁 뉴스 방송 말미에 기상 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가 ‘1’이었다고 전하면서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을 사용했는데요. 이후 국민의힘과 공정언론국민연대, 그리고 일반인들이 해당 장면이 민주당을 연상시킨다며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안건은 최철호 위원의 제의로 이날 안건에 올랐는데요. 공언련 임원 출신인 최 위원의 이해충돌 등 이슈로 안건 심의에 앞서 참석 가능 여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져 그대로 진행됐습니다.
 
14일 목동 방심위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최 위원은 날씨를 진행하는 분이 오늘 서울이라고 그랬는데 기상청 자료를 보면 25개 구 중에 4개 구, 특정시간만 미세먼지 농도가 1을 기록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라며 심각하게 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권재홍 위원은 “1이 숫자의 의미를 가지려면 2월달에 27일만 1을 기록해야 하는데 올해 2월에는 쾌청한 날씨가 많았다라며 “23일과 24, 26일도 서울 여러 곳에서 미세먼지 1마이크로그램이 나타나 새로운 숫자가 아니라 뉴스 가치 소재가 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날씨가 맑았다고 강조하려고 MBC가 주장하지만 특정 정당의 기호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손형기 위원은 날씨까지 이용하는 MBC의 교묘한 정치 편파에 상당히 분노한다라며 “MBC 일부 인사들이 위험하게 선동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이미나 위원은 여러 번을 봤는데 화면 구성과 기상캐스터 멘트에서 맑은 날씨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좀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했다고 질타를 할 수는 있지만 법정 제재까지 갈 수 있나 생각은 안 든다라며 행정지도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심재흔 위원은 날씨 소식에도 정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저것을 문제시할 때는 여당 수뇌부에서도 한 번 더 생각했어야 한다. 세간에 코미디가 됐다라며 소수 의견을 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는 이날 심의에 앞서 성명을 내고 가족과 지인을 동원한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심의에 이어 소속 단체의 민원으로 심의하는 공정언론국민연대 출신 권재홍, 최철호 위원의 셀프심의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라며 권력에 대한 의혹제기와 견제에 재갈을 물리는 것을 넘어 TV에서 숫자 1과 파란색을 모조리 지워버릴 태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방송을 심의해야 할 선방위가 직접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일 정도라며 권재홍, 최철호 위원은 자신들로 인해 선방위 심의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을 깊이 되새기며 지금이라도 선방위 위원직에서 물러나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선방위는 이날 의견진술이 진행된 4건의 안건에 대해 모두 법정 제재조치를 내렸습니다. CBS-AM ‘박재홍의 한판 승부의 경우 법정 제재 중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되지 않았는데요. YTN-FM ‘뉴스킹 박지훈입니다관계자 징계가 내려졌고, 울산MBC-TV ‘MBC 뉴스데스크 울산MBC-A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는 각각 주의가 결정됐습니다.
 
선방위 결정은 문제없음과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권고’, 법정 제제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됩니다. 법정 제재 이상 의결될 시에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배덕훈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