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현대건설(000720)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그룹이 선정됐다는 발표에 대해 현대차(005380)그룹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내년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고, 현대차가 글로벌 명차기업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서 본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 내부에서 보는 가장 큰 패인은 우선 상대방의 인수의지와 역량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힙니다.
채권단 발표 직전까지 거의 모든 시장관계자들은 현대차의 낙승을 예상했고, 현대차 스스로도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반드시 인수하고 말겠다는 현대그룹의 절박한 처지가 입찰서류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꼼꼼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강력한 인수의지는 결국 현대차가 제시한 금액을 뛰어넘는 인수가액을 써내게 했고, 현대차그룹의 패배로 이어졌니다.
시장에서는 결국 오너의 인수의지가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합리적 수준에서 인수가 상한을 정해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반면 현정은 회장은 무조건 인수를 목표로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나선 것이 이번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도전에서는 실패했지만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기회가 영원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최종적으로 성공하더라도 인수자금을 동원하고 회사를 운영해 나가는 과정에서 현대건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여지가 있고 이때 기회가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또 자동차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잃은 것이 없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엔 지엠 등 미국과 유럽, 일본의 유력메이커들과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격돌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경쟁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망스럽지만 이젠 갈길을 간다' 이것이 지금 현대차그룹의 심경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입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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