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TV사업에서 고객경험(CX)과 디지털전환(DX)을 연계한 혁신 제품·서비스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갈수록 세분화하는 고객 니즈를 면밀히 파악하는 일종의 '맞춤형 전략'입니다. 당장의 수익성을 좇기보다는 TV사업의 지속성장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고객경험(CX) 강화회의' 정기 회의체를 운영 중입니다.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이 주관하며, CX팀 담당자들이 참석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고객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제품·서비스 개발과 관련한 논의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HE본부에서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회의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CX라는 키워드가 최근 몇 년 새 모든 기업에 굉장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LG전자도 HE본부를 비롯해 각각의 사업부마다 CX를 관리하는 팀 또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HE본부는 차별화한 CX 수립을 목표로 CX팀 인력 확충도 진행 중입니다. 전날부터 △CX △CX 기획·사업기획 △데이터분석 세 가지 분야에서 3년 이상의 경력 사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선발된 인원들은 회사가 수집·보유한 시장·고객 빅데이터를 분석해 트렌드를 예측하거나 신제품 방향성 설정 등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LG 올레드 플렉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전사 차원에서 CX와 DX 간 선순환 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DX가 고객의 불편과 만족을 데이터화하면 CX는 이를 토대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구상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면서 '갱쟁력'과 '지속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HE사업본부도 CX·DX를 스마트TV 독자 운영체제(OS)인 '웹(web)OS'와 올레드 TV 역량 강화에 적극 활용 중입니다. 웹OS의 경우 '찐팬 고객' 사용 패턴을 지수화한 것을 바탕으로 인기 높은 콘텐츠·혜택을 일반 고객에게 제시하면서 전체적인 사용률과 만족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 'LG 올레드 플렉스'는 34만개에 달하는 정량적 고객 데이터를 가공·분석해 탄생한 제품입니다. 40형대 올레드 TV 사용자의 70% 이상이 HDMI 포트에 콘솔 게임기를 연결한다는 점과 올레드로 고사양 게임을 즐기려는 수요가 크다는 것을 파악해 이 같은 제품 콘셉트를 도출해냈습니다.
최근 글로벌 TV 수요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HE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12조23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9.5% 감소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7.3%나 줄었습니다. LG전자의 TV 평균판매가격은 2022년의 경우 전년보다 4.5% 하락했고, 지난해는 전년과 비교해 4.9% 감소했습니다.
다만 올해부터는 TV 수요가 점차 살아날 전망입니다. LG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에는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와 소비자 가처분 소득 감소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라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 또한 여전하나 TV 시장은 점진적으로 수요 회복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적극 전개해 수익성 강화에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또한 시장과 수요가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CX와 DX 중심의 혁신 제품·서비스 발굴에도 한층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