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분도 이어 민생지원금…이재명 대 김동연 '으르렁'

경제부총리 출신 김동연, '재정정책 타깃팅' 강조
김동연 "'강원서도' 같은 말, 하면 안 돼"

입력 : 2024-03-27 오후 2:28:44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내건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공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도에 이어 민생지원금까지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지사의 대립각이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김 지사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하는 것에는 생각이 같지만, 전 국민 대상보다는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 등 어려운 계층을 촘촘하고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생지원금 두고…'전 국민 vs 취약계층' 이견
 
이재명 대표는 지난 24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안했습니다. 국민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해 동네 골목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현재 고물가 등 경제 위기를 해소할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같은 돈을 쓰더라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재정정책을 통해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타깃팅하는 것이 물가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경기 진작과 자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향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충북 충주시 무학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 지사는 '선별적 지원의 의미냐'는 질문에 "선별이라기보다는 대상 범위가 넓다"며 "지금의 소상공인, 취약계층만 해도 인원수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선별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제한된 보편적 지원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전 국민에게 돈을 나눠주는 것보다 취약계층을 목표로 지원하는 방향이 경제 위기에 대한 적합한 대책이라는 주장입니다. 문재인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었던 '경제통' 김 지사가 이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민생지원금 정책에 반대 입장을 낸 것입니다.
 
앞서 김 지사와 이 대표는 경기도의 북도 분도와 관련해서도 견해차를 드러냈습니다.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경기도를 나누는 문제에 반대한 이 대표는 "재정 대책없이 경기도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 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김 지사는 "지방자치와 국토 균형발전은 민주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라고 맞섰습니다.
 
김동연 "민주당 가치 철학…지방자치" 강조
 
김 지사는 이날도 "민주당이 지탱해 온 가치철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균형발전"이라며 "강원도민이나 강원도도 나름대로 잘 발전하고 있기에 '강원서도', 이런 말은 하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나 또 민주당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우리의 나아갈 길"이라면서 "추진 방법과 속도에서는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이 대표도 민주당의 큰 원칙에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지사는 민선8기 임기 내 경기도를 둘로 나눠 북부특별자치도를 완성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습니다.
 
그는 "임기 내 북부자치도를 만들었으면 하고, 이는 경기북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시간 문제이지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 지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북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 "한 위원장이나 국힘은 선거를 앞두고 급조해서 하겠다고 하는, 그야말로 정치적인 공수표 내지는 사기"라면서 "진정성 있게 이걸 추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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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