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탁영준 SM 대표 공식 취임…법조계 "기업 신뢰도 타격 불가피"

경영 쇄신 카카오와 대조
금감원 특사경 수사 결과 '촉각'

입력 : 2024-03-28 오전 10:48:33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에스엠(041510)(이하 SM) 주주총회를 통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를 받고 있는 탁영준 대표가 공식 취임했습니다. 경영 일선에 복귀시켰다는 점에서 사법리스크가 옅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사법리스크'로 곤혹을 치른 카카오(035720)가 경영 쇄신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법조계에선 최근 ESG 경영이 대두되면서 경영진의 윤리 의식과 법 준수에 대한 책임이 강도 높게 요구되는 만큼 SM 기업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하단 분석을 내놨습니다.
 
28일 탁영준 대표의 수사 결과에 대해 금감원 특사경 수사2팀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만, 해당 사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만큼 검찰에 송치됐을 경우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수사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4월 금감원 특사경은 SM 측 장철혁 대표이사, 이성수 CAO(최고A&R책임자), 탁영준 COO(최고운영책임자), 장재호 CSO(최고전략책임자) 등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지난 2월 카카오가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지분을 고가로 사들여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인 데 공모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탁영준 대표는 지난 2001년 SM에 입사해 대표 아이돌그룹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담당해왔는데요. 최고운영책임자로서 SM 3.0전략의 핵심인 멀티 프로덕션 체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탁영준 대표는 매니지먼트 전문가로 경영이나 재무 쪽에 큰 연관이 없어 실제 검찰에 송치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탁 대표가 조사 중에 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상법상 대표이사 취임엔 문제가 없습니다. 최우석 법무법인 현암 변호사는 "사법리스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표직이나 이사회의 구성원이 되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법률상 취임은 가능하나 경영 측면에서는 여러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고윤기 로펌 고우 변호사는 "물의를 일으켜 물러났던 사람이 대표로 다시 온다는 자체가 기업에 부담이지만 그럼에도 다시 앉혔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의 (경영상) 위기가 크다는 방증"이라며 "SM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벗지 못한 대표가 복귀하면서 SM이 입은 대외 이미지 타격에 대한 피해는 오롯이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SM 인수전에서 하이브와 카카오가 경쟁하는 사이 SM 주가는 지난해 3월10일 장중 16만1200원까지 껑충 뛰었는데요.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지속된 악재로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 
 
SM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기까지 이르렀는데요. 주당 배당금도 동결했습니다. 엔터 빅4 중 주당 배당금을 동결한 건 SM이 유일합니다. 
 

왼쪽부터 탁영준, 장철혁 공동대표 (사진=에스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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