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화책 무용지물…의대교수 사직 '정점'

전국서 의대 교수 '줄사직', 의대생은 '집단휴학'
정부, '대화' 촉구…쟁점 '의대 증원'은 유지

입력 : 2024-03-28 오후 4:28:37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가 뒤늦게 유화책을 꺼내들었지만, 성난 의대 교수들의 사직 행렬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공의 및 의대 교수들을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의대 2000명 증원'의 변화 없이는 의정 간 합의점 도출은 어려워 보입니다. 
 
전국서 의대 교수 '줄사직'…의대생은 '집단휴학'
 
28일 정부 및 주요지역 각 의대 교수 비대위 등에 따르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총회 후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키로 결정한 가톨릭의대 교수들은 이날 사직서 제출에 돌입했습니다. 가톨릭의대는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등 8개 부속병원을 두고 있어 의료 공백 여파가 상당할 전망입니다.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지 못한 교수들은 다음달 3일 추가로 제출한다는 계획입니다.
 
28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도 사직서 제출을 예고하면서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 교수 모두가 사직 행렬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을 둔 울산대의대는 앞서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 제출을 완료한 상황입니다. 서울대의대 교수들도 지난 25일부터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는데, 1400여명 가운데 400여명이 이미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제출할 예정입니다. 연세대의대 교수 1000여명 가운데 600여명도 사직서 제출을 마쳤습니다. 
 
지방대 의대에서도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남대의대는 29일까지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키로 결정했으며, 2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북대의대는 200여명의 교수 중 60여명, 조선대의대는 160여명 가운데 40여명의 교수가 사직서를 냈습니다.
 
이와 함께 의대생들의 집단행동도 장기화될 조짐입니다. 전국 40개 의대에서 전날 유효 휴학을 신청한 학생은 7개교 25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누적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9000건이 넘습니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의 49.1%가 휴학계를 제출한 셈입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집단휴학입니다. 
 
정부, 유화책 내놨지만…의대 증원만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
 
이에 정부는 수련의들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함께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은 잠정 보류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도 의대 증원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습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정부는 내년부터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질 5대 재정사업을 발표했고, 전공의 수련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면서 "더불어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전공의들의 과중한 근무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5월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2026년까지 점차 전체 수련병원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의사들을 향해 "조건 없이,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대화의 자리로 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다만, 전 실장은 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에 대해선 "반대에 밀려 후퇴하지 않을 것이며 이해관계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강경 방침을 유지했습니다. 2000명 의대생 증원이 확정된 데다, 이미 지방대를 중심으로 증원분 배정이 완료된 상태라 뒤집을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의대 증원에 대해서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공의와 의대 교수 사직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28일 서울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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