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순항하는 '신재생 해상풍력'…출력제어 '난제'는 풀어야

말 많았던 첫 상업용 '탐라해상풍력' 순항 중
주민 반대 문제 겪었으나 '우려 불식'
어획량·소음 걱정 사라져…관광 자원화까지
98% 가동률…출력제어 손실은 보완책 절실

입력 : 2024-03-31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처음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주민 수용성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운영하는 지금 주민들과의 신뢰도 쌓였으며, 환경단체 등의 우려를 샀던 어족 자원 문제도 오히려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지난 28일 <뉴스토마토>가 제주도 한경면에 위치한 해상풍력을 찾았을 때 이성호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장이 건넨 말입니다. 제주 한경면에서 두모리 일대, 금등리 공유수면 일대에 조성된 탐라해상풍력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 풍력단지입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2006년8월 발전사업허가와 개발사업시행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9년간 착공이 지연됐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해상풍력인 만큼 어족 황폐화, 소음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잡음이 많았던 곳입니다.
 
 
3월28일 제주도 탐라해상풍력 마을이 있는 고춘희 두모리 이장은 탐라해상풍력과 관련해 "막상 운영을 가동하니 소음이나 어획량 걱정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사진=제주도청)
 
어족 황폐화 등 우려 불식…효자 노릇 '톡톡'
 
기존 선례가 없었다 보니 주민들의 신뢰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았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토로였습니다. 하지만 9년간 꾸준히 지역민과 소통한 결과, 2015년4월 착공을 시작하면서 지역경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탐라해상풍력의 6년간 평균 가동률을 보면 98.1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용률은 29.03%로 조사됐습니다. 당초 목표했던 가동률 95%, 이용률 28.9%를 훌쩍 넘어선 수치입니다. 
 
더욱이 풍력발전의 잉여전력을 일부 이용하면서 제주 밤바다에 수놓는 오색 조명은 야간관광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어획량 감소 우려도 사라진 상황입니다.
 
탐라해상풍력 마을이 있는 고춘희 두모리 이장은 "처음에는 소음·어획량 감소 등을 걱정했다"며 "아무리 관계자들이 설명한다고 해도 본인들 일이니까 좋게만 이야기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막상 운영을 가동하니 소음이나 어획량 걱정은 사라졌다"며 "발전기가 돌아가려 하면 바람이 굉장히 세야 한다. 바람이 세면 파도 소리도 크고 해서 발전기 소리가 들리진 않는다. 해녀들도 어획량 감소를 걱정했지만 이젠 그런 우려는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성호 본부장은 "초반 우려했던 부분은 많이 해소가 된 상황이며, 여전히 남방 돌고래들이 떼 지어 지나가는 게 많이 관측되고 있다"며 "최근엔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해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최초로 해상풍력을 열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관광 자원화까지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3월28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제주도 한경면 두모리 앞바다에 탐라해상풍력발전이 우뚝 솟아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탐라해상풍력은 기존 3MW 10기에 더해 8MW 9기를 추가 확장할 계획입니다. 2027년6월부터 2046년6월까지는 4000억원을 투입합니다. 확장사업은 풍력심의위원회를 통과,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착공에 돌입합니다.
 
지난해 11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제주 어음풍력발전사업도 정상 가동 중입니다. 상업운전 개시 이후 약 5개월 동안 95%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용률도 32%에 달합니다. 어음풍력발전은 연간 5만8012MWh 전력을 생산해 약 1만6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다만 '출력 제어' 문제는 풀어야할 난제입니다. 연중 전기 수요가 가장 적은 봄철에 정부가 '출력 제어'를 유도합니다. 전력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는 만큼 원자력, 화력, 태양광 등 모든 전원 발전소가 출력 제어에 동참합니다. 
 
출력제어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의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면 발전설비에 생산된 전기가 전력계통에 유입되지 않도록 연결을 차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풍력발전으로 생성한 전기가 남아도는데 발전기를 고의로 멈추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이유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계통 불안정성 심화 등 대규모 정전 사태를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월28일 한국남동발전이 자체 풍력발전 사업으로 추진한 제주어음풍력발전소에 현장 관계자들이 상황실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탐라해상풍력단지의 경우 2022년 72회의 출력제어를 겪은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90회로 늘었습니다. 출력제어로 인해 탐라해상풍력단지가 본 손실은 지난해 9억원에 달합니다. 출력제어가 없었다면 9억원의 수익을 더 볼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어음풍력발전도 총 13번의 출력제어를 겪은 바 있습니다. 13번의 출력제어로 인한 예상 손실액은 3400만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발전사들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탐라해상풍력단지 관계자는 "정부에서 출력제어를 지속한다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엔 없으나 사업자 입장에선 소규모전력거래사업을 하고 그 제도 틀 안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 송전망 등 제도적인 부분을 보완해 주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주=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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