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유통 '너도나도 점포 매각'

경영 효율화 차원 점포 매각 잇따라
이커머스 시장으로 수요층 빼앗긴 탓
국내 대형마트 종사자, 3년 새 6000명 감소

입력 : 2024-04-01 오후 4:41:43
 
[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줄줄이 점포 매각에 나서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비대면 소비 일상화로 오프라인 유통 업황 자체가 빠르게 침체되고, 이에 따른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탓인데요. 특히 대형마트 업체들은 순차적으로 점포 정리를 추진해 자산 유동화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이 같은 흐름을 막기 위해서는 집객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롯데·이마트·홈플러스, 줄줄이 점포 매각 추진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시기인 지난 2020년부터 자산 유동화에 나선 상황입니다. 최근 3년간 총 14개의 매장 문을 닫았고, 2개 매장은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을 활용했는데요. 이 같은 자구책 마련에 힘입어 마트 영업이익은 2020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873억원으로 360% 정도 개선된 상태입니다.
 
올해의 경우 권선점 및 웅상점의 비영업 자산인 옥외주차장 2곳에 대한 추가 매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롯데쇼핑은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를 통해 비효율 백화점 점포의 재조정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요. 마트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백화점 점포에 대한 대대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마트도 점포 매각에 속도를 냅니다. 이마트는 지난 2022년 연결기준 13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며 적자 전환했는데요.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점포들도 실적 악화에 한 몫했다는 평입니다.
 
이마트 역시 경영 효율화를 언급하며 현재 폐점포로 남아있는 서부산점 등의 매각 추진에 나섰습니다. 앞서 이마트는 2021년 동광주점·감삼점을 매각하고, 2022년 가양점·별내점 주차장 부지 처분, 지난해 성수점 본사 건물 매각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본래 이마트 서부산점의 경우 지난 2019년 10월에 영업을 종료하며 리뉴얼 전환 얘기도 돌았지만, 현재로서는 매각이 유력하다는 분석입니다. 또 최근 스타벅스와 노브랜드를 두고 이마트의 보유 지분 일부를 떼서 매각하는 방안도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오프라인 점포 확대를 통해 본업 강화를 밝힌 점을 두고, 수익이 나지 않는 불필요한 점포를 매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는 실정인데요.
 
당시 저비용 구조 확립을 강조한 한채양 대표가 매장 운영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업무 전반에 걸쳐 간소화 프로세스 도입하고 인력 운영과 배치를 최적화를 언급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홈플러스도 점포 정리에 나서는 추세인데요. 오는 11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목동점의 경우, 내달부터 본격적인 폐점 절차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해당 부지 소유주인 서울 양천구청은 홈플러스 건물을 철거하고 공개 입찰로 매각해 주상복합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형마트 3사 총 직원수 3년새 5998명 감소
 
이처럼 점포 매각이 잇따르면서 종사자 수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3사의 총 직원 수는 5만3478명으로 3년 새 5998명이나 줄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가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점이 문제"라며 "구매 접근성이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이커머스 시장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 수요층이 고스란히 이커머스 시장으로 흡수됐다 봐도 무방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대형마트는 약 15년 전만 해도 유통 채널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채널이었지만, 현재 오프라인 채널들 중에서도 백화점, 편의점에 밀리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가 잇따른 점포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고객의 집객을 늘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더 이상 대형마트를 향한 규제가 이뤄져서도 안 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부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유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