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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신세계건설(034300)이 지난해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대폭 악화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모회사인 이마트와 계열사들의 투자도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신세계건설의 실적 회복세는 더욱 더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건설이 시공한 스타필드수원.(사진=뉴시스)
믿음직한 계열사 매출…올해 지속 여부는 ‘불투명’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57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인 2022년 이를 통해 기록된 매출은 3257억원으로 1년 새 75.0%나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의 특수관계자란 모회사인
이마트(139480), 신세계건설의 관계기업, 이마트의 종속기업 등을 의미한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건설수익 △레저수익 △회원권의 판매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각각의 매출은 △건설수익 5459억원(전년 3042억원) △레저수익 221억원(전년 170억원) △회원권의 판매 21억원(전년 45억원) 등으로 건설수익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건설수익의 경우 주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발주한 공사 수주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큰 매출을 안겨다 준 계열사는 △스타필드수원 2821억원 △
신세계(004170) 1594억원 △스타필드청라 462억원 △에스에스지닷컴 316억원 등이 꼽힌다.
과거 신세계건설의 주요 매출원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발주 공사였다. 실제 지난 2019년과 2020년 신세계건설의 매출 중 계열사 공사가 차지한 비중은 각각 58.7%, 53.5%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2021년부터 그룹의 투자속도 조절에 따라 신세계건설의 계열사발 공사 매출 비중이 크게 줄었다. 2020년 53.5%였던 계열사 매출 비중은 2021년 33.6%, 2022년 22.2%로 급격히 떨어졌다. 신세계건설이 적극적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하던 시기다. 지난해 매출 중 계열사로부터 발생한 매출 비중은 38.6%로 전년 대비 16.4%포인트 증가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회사의 영업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026억원으로 전년(1조4323억원) 대비 700억원 가량 성장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0억원에서 1878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룹 계열사발 매출이 2022년보다 크게 늘었음에도 매출 성장세는 이에 미치지 못했고, 손실은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 올해는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투자를 단행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영업손실 영향으로 모회사인 이마트의 연결 영업실적 역시 함께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의 지분 42.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의 주요 연결자회사이기 때문에 자회사의 실적이 이마트 연결 실적에 모두 반영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원의 적자를 내며 창사 이래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 영향도 컸지만, 대형마트 부문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1%, 27.4% 감소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룹 계열사들의 공사 발주 계획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아직 추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전성 개선 작업 ‘진행중’…건설부문 내실 다지기 시급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2월 신세계건설 레저사업 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약 18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신세계건설은 이달 29일 조선호텔앤리조트와의 양수도 절차가 마무리되면 매각대금과 함께 약 300억원 규모 자본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합병을 완료하며 650억여원의 순현금을 확보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신세계건설이 20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했고 금융기관이 1400억원,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 I&C(035510))가 600억원의 채권을 각각 매입하며 자금도 조달했다.
신세계그룹은 건설계열사의 쇄신을 위해 대표이사 등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갑작스레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3년 임기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그룹은 주주총회 일주일 만인 2일 정 대표이사를 경질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신세계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임 허병훈 대표이사는 신세계그룹의 핵심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영업본부장과 영업담당 임원도 각각 이날 경질됐다.
지난해 12월 연결 기준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951.8%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99억원으로 전년(54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지속적인 차입으로 확보해 온 현금이어서 올해부터 영업실적을 대폭 개선해 이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레저사업 부문까지 계열사에 매각한 신세계건설은 건설부문의 실적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다만, 이는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조9542억원으로 전년(2조6154억원) 대비 7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1조5026억원)과 비교하면 1년 조금 넘는 기간의 먹거리만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분양현장 판매실적이 예정보다 낮아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분양 문의와 계약이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대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해 시장의 우려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