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JYP Ent.(035900) 주가가 최근 7개월 사이 반토막이 났는데요. 올해 초 최대주주인 박진영 창의성 총괄책임자(COO)가 자사주 매입 소식을 전했지만 주가 부진을 막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고 전해지는데요. 국내 개인투자자를 뒤로 하고 JYP는 다음주 홍콩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IR(기업설명회)을 개최합니다. 일부 JYP 소액주주들은 개인과 외국인 주주에 대한 차별대우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JYP 고점은 14만6600원이었는데요. 전날 종가는 6만8300원으로 53.41% 급락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내 머물던 순위도 15위로 밀려난 상황입니다. 올해 대형 엔터회사 주가가 동반 약세 구간이긴 하지만 낙폭만 놓고 보면 JYP가 가장 큽니다.
연초부터 JYP는 주가 방어를 위해 승부수를 띄우는데요. 박진영 총괄은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습니다. 주당 단가는 8만3000원 안팎으로 집계됩니다. 최대주주가 매수에 나선 만큼 시장에서는 바닥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최대주주의 매수 소식 이후 개인투자자들도 매수 규모를 키웠는데요. 연초래 기준 코스닥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JYP입니다. 개인은 연초부터 전날까지 4192억4500만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순매도 1위 종목에 JYP의 이름을 올리며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3096억5500만원을 팔아 치웠습니다. 기관도 순매도 4위에 JYP를 올리고, 1142억8700만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개인의 압도적인 매수 공세에도 밀려버린 주가로 인해 지난달 말 열린 정기주총 분위기는 험악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주주들과 이사회 의장·IR 팀장 간 갈등이 붉어진 데다 주주들은 회사 측이 대응도 제대로 안 한다며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총에 다녀온 한 주주는 "주가가 떨어진 데 대해 화가 난 주주들이 많아 질문할 시간조차 없었다"며 "IR 담당자가 주주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에 대한 개선 요청도 쇄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주가 급락과 개인 주주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지만 JYP는 오는 8~9일 이틀 간 홍콩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합니다. 모건스탠리가 후원하는 기업설명회 행사(Morgan Stanley North Asia Growth Corporate Day 2024)에 참가하는 건데요. 네이버 주주오픈톡 등에는 "오늘도 코스닥 외국인 순매도 1위", "개인이 신용매수 할수록 더 떨어질 것", "박진영이 사는 거 보고 신용 풀매수한 개미 탓"이라는 성토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도 JYP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목표주가는 연초 대비 33% 가량 하향된 상태입니다.
반등 모멘텀을 잡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엔터업계 관계자는 "앨범 판매량은 줄어들고 이렇다 할 신인 아티스트의 데뷔 계획도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타 엔터사들이 올해 세계 최대 엔터 시장인 북미를 공략하는 것과 반대로 JYP는 일본활동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하반기 공연 예정이라 매출 인식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021년 방송된 SBS '라우드'를 통해 데뷔하기로 한 보이그룹은 여태 못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JYP 측은 주총에서 "멤버 교체 등의 이유로 올 하반기에나 데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방송에서 함께 선발된 피네이션 소속 그룹이 벌써 4장의 앨범을 발매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JYP엔터 사옥(사진=JYP엔터)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