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나은행, 해외시장 공략 '적중'…배경은

2019년 시작한 신남방 정책 성과
신규 채널 설립 추진 등 네트워크 확대

입력 : 2024-04-09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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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전 해외 법인 흑자를 이뤄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하나금융지주(086790)와 보폭을 맞춰 큰 줄기의 글로벌 전략을 유지한 게 열매를 맺었다.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전략이 모두 들어맞은 하나은행은 해외 현지 금융기관과의 협약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 본점 (사진=하나은행)
 
국내시장 한계…신남방 전략, 성과로 이어져
 
하나은행이 중장기적 해외 진출 성과를 기반으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적자던 해외 법인도 흑자로 전환하면서 하나은행이 리딩 뱅크를 수성하는 데 기여했다. 이 같은 글로벌 실적은 지난 2019년 시작된 신남방 확대 전략이 일관되게 이어진 데서 비롯됐다. 
 
하나은행은 2019년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등지의 신남방 지역을 글로벌 금융의 새 시장으로 보고 적극 진출했다. 국내 금융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하나은행은 같은 해 멕시코에도 현지법인을 열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멕시코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구상에서다. 당시 중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지서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행장들을 주축으로 글로벌사업에 힘이 실렸다. 
 
현재 하나은행은 이승열 행장을 필두로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 글로벌 1등 파트너 협업전략을 추진 중이다. 신규 진출 지역 또는 잠재적 진출 후보지역에서 1등 금융기관과 협업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공동투자, 미진출지역 공동진출 등 초기 자본과 인력이 필요한 직접 투자 대비 자원을 효율화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 따라 하나은행은 지난해 5월 대만의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신탁상업은행(CTBC은행), 8월 인도 최대 상업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 9월 사우디 수출입은행(Exim)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폴란드개발은행(BGK)과도 협력을 맺어 글로벌 투자금융(IB)업무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진출 대상지역에서도 현지 우량 금융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적자 중국 법인도 흑자로 돌아서
 
하나은행의 전략은 수년이 지나 맞아떨어졌다는 걸 증명해냈다. 해외 법인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2022년 유일하게 적자를 냈던 중국법인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총자산은 10조1507억원으로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중국법인의 당기순이익은 48억9300만원으로 전년 971억9100만원 순손실에 비해 102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하나은행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법인은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으로 3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러시아KEB하나은행과 캐나다하나은행이 각각 155억원과 15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대비 증가율이 높은 법인은 멕시코 법인이다. 지난 2022년 3억46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멕시코 법인은 전년 대비 10배에 가까운 891% 실적 증가를 이뤄내 30억8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멕시코법인은 글로벌 공급망이 북미 위주로 재편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나은행 멕시코 법인은 완성차 및 협력사의 신규 진출 금융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이에 총대출이 증가하고 자금 이익도 성장시켜 순이익 증대까지 이끌어냈다. 덕분에 2022년 3억4600만원이던 당기순이익이 34억2900만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흑자 전환한 중국 법인의 경우 현지 우량 기업고객의 대출 자산을 증가시키고 현지화 강화 전략을 바탕으로 대출 수익성을 개선한 데다 전년 대비 충당금을 줄인 것이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전체 해외 법인 실적은 80억3200만원에서 1082억9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 해외 법인 실적이 증가하면서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이후 보이던 글로벌 순익 하락세를 끊어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717억2900만원에서 이듬해 1484억7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성장을 이룩한 이후 중국법인 실적이 요동치면서 2022년까지 당기순이익이 감소해왔다. 중국법인의 경우 2021년 57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다 1년 만에 약 100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 전체 순익보다 많은 15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해외법인의 실적 등락폭이 크지 않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해외법인 전체 당기순이익 643억000만원에서 2021년 오히려 506억5700만원으로 성장했으며, 중국법인 실적이 최악이던 2022년에는 인도네시아법인이 빈자리를 메우며 1052억2300만원으로 호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직접투자 이외 지분투자와 같은 간접투자로도 성과를 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이 예다. 해당 투자의 경우 지난 2019년 지분을 취득한 이후 꾸준히 장부가액이 증가해 지난해 말 1조7489억원으로 늘어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글로벌 현지채널 영업력 제고를 위해 국외 현지 여신심사 역량을 확보하고 국외점 IB와 자금 데스크 기능을 강화했다”라면서 “지역별 맞춤 마케팅 전략과 상품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와 헝가리, 폴란드에서도 신규 채널을 추진하고 있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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