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가품(짝퉁)을 근절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가품 판매가 횡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명품 로고를 가리는 등 가품 판매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는 추세인데요. 알리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가품들의 경우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이 포함된 사례가 많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 플랫폼에서는 손쉽게 짝퉁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용 할로우 골드 컬러 후프 귀걸이', '럭셔리 트렌디 여성 서클 브로치' 등이 대표적인 가품인데요.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화면 캡처)
판매 상품명은 샤넬로 올라와 있지만 가격대만 봐도 샤넬 로고가 들어가 있는 가품 귀걸이 및 브로치 제품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샤넬 가품으로 보이는 '여성용 할로우 골드 컬러 후프 귀걸이'는 1만8460원, '럭셔리 트렌디 여성 서클 브로치'는 1만455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디자인의 샤넬 정품 귀걸이와 브로치 제품 가격은 100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이들 제품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르 시티 스몰 백' 제품도 알리에서는 3만999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짝퉁 로고를 그대로 노출시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제는 로고를 일부러 가리면서 눈속임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등 판매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업계는 알리가 근본적인 가품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시장 점유율 확보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가품의 경우 발암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달 초 인천본부세관은 초저가 귀걸이, 반지 등 제품 404점의 성분을 분석한 바 있는데요. 이 중 알리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는 총 180점 중 27%인 48점에서 카드뮴과 납이 검출됐습니다.
납 성분이 검출되자 알리는 내부 조사를 통해 안전 인증이 미흡한 제품을 삭제 조치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알리가 가품을 근절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는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것이 아닌 유통 채널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상품들이 판매망에 오르기 때문에 이를 모니터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그렇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시스템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구매 시 신뢰도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저신뢰’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닐 경우, 알리가 이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