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방시혁
하이브(352820) 이사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 주가는 이틀 만에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증시에선 '민희진 없는 뉴진스' 또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뉴진스 이탈'마저 하이브가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입니다.
24일 하이브 주가는 오전 10시2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0.71% 오른 21만1500원에 거래 중입니다. 지난 이틀간 10% 가까이 밀렸지만 반등에 나선 모습입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뉴진스라는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어도어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며 "이틀 간 하이브 시가총액은 8539억원이 증발했는데 뉴진스 IP를 잃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충분히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어도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3억원, 335억원으로 전체 하이브 연결 실적의 5%, 11%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방탄소년단(BTS)이 전역 후 완전체로 활동하면 어도어가 하이브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아티스트 라인업 중 뉴진스가 배제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올해 영향은 10%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만 하이브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하이브 내 민 대표 배제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되며 민 대표 없는 뉴진스의 퍼포먼스에 대한 확인 과정 중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엔터업계 안팎으로 확대해도 전망은 '뉴진스 이탈'보다 '민희진 이탈'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입니다.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는 주요 아티스트 전속계약 항목에 뉴진스가 표기돼 있습니다. 뉴진스의 IP가 하이브에 귀속돼 있는 상황에서 어도어가 지분율 20%로 독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투자자를 유치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위약금을 물어주는 형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아티스트 계약 해지인데요. 제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입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적 절차에서는 지분율 20%가 80%를 절대 이길 수 없다"며 "특별한 옵션이 있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최대주주인 하이브가 절대 그렇게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엔터업계에서는 뉴진스가 크게 성공하면서 민 대표의 불만이 커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민 대표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를 내세운 이유도 이러한 불만 중 하나라는 건데요. 엔터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비슷한 컨셉은 늘 있게 마련"이라며 "민 대표가 실력있는 프로듀서라 업계 내 시기 질투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하이브의 자본력없이 뉴진스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실제 어도어가 사용하는 공간도 하이브에서 대여받은 건물입니다.
하이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는 아티스트 전속계약금을 표기하지 않아 뉴진스 계약금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어도어 감사보고서에 표기된 지급수수료 289억원이 뉴진스에게 지급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급수수료는 서비스를 제공받고 지불하는 비용인데요. IB업계 관계자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는 뉴진스 하나인만큼 뉴진스 각 멤버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가정해도 1인당 50억원의 수익이 발생한 셈"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2023년 48억원에 불과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민 대표가 딴 살림을 차리려 든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소속그룹 뉴진스(사진=어도어)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