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구조적 문제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습니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정책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의도연구원 노동조합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여의도연구원 안에서 구조적 모순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며 "내부에선 상상을 뛰어넘는 위법적인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현재 여의도연구원의 정책실 인원은 총 4명"이라면서 "그중 박사 학위 소지자는 1명뿐이고 경제 전공자는 전무하다"고 했는데요. 이어 "탄핵을 당해 쪼그라든 시절에도 여의도연구원 정책 연구진은 최소 10여명 수준을 유지했다. 싱크탱크라고 하기에 정말 초라한 수준"고 일갈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일했던 경제 전공자는 최근 홍영림 원장으로부터 심한 갑질을 당하고, 사실상 해고에 준하는 인사 보복 조치를 받았다"며 "큰 충격에 신경정신과 치료까지 받는 상태"라고 증언했습니다.
노조는 "현재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기간에도 사측은 위법적인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사측 인원을 사문서위조죄·위조문서행사죄·위계에의한업무방해 등으로 사법당국에 고소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노조는 "최근 여의도연구원 내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연구원이 자정기능이 상실했다고 판단했다"며 "홍 원장은 노조위원장을 징계위에 회부하는 등 노조에 직간접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위법성을 경고해도 사측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뿐이다. 이는 노조 와해를 위한 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홍 원장은 다른 임명직 당직자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음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여의도연구원의 정책기능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큰 상황에 홍 원장이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따졌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홍 원장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직원 상견례를 제외하고, 단 1차례도 직원 전체회의를 한 적 없는데요. "구체적 업무지시 없이 본인 생존에 몰두하고, 직원 꼬투리를 잡기 위한 감시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노조는 "홍 원장이 총 2명의 정책 연구진에게 인사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며 "1명의 객원연구원에 대해선 4차례에 걸쳐 계약 연장을 약속해 놓고 계약 만료 1주일을 남겨놓고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노조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본인의 정치적 어필을 위해 당장 눈앞의 현실만 다루는 과제에 집중한다"며 "원장이 바뀌더라도, 신임 원장 역시 당 지도부에 어필하기 위해 초단기 현안과제에 주력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규는 여의도연구원의 주요 기능으로 '당·국가의 중장기비전 연구' 등을 적시하고 있지만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고백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