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J 인사 퍼즐 고리는 '허민회'

추가 사장단 인사 유력…허민회, 지주 전진배치
연쇄이동 불가피…사위 정종환, ENM 맡을 듯

입력 : 2024-05-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전열 재정비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추가적인 사장단 인사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핵심은 허민회 CJ CGV 대표의 지주 이동입니다. 이를 위해 계열사 사장단 간 연쇄 이동이 불가피했는데, 일부의 반발로 이 회장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습니다. 해를 넘겨 지난 2월 실시된 정기 인사는 여전히 '미완성' 상태라고 합니다. 
 
서울 중구 소월로 CJ그룹 사옥(CJ 더 센터) 전경. (사진=CJ)
 
허민회, 지주 전진배치 유력…'이재현 사위' 정종환은 ENM 대표로 
 
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CJ그룹은 또 한 번의 사장단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CJ CGV를 이끄는 허민회 대표가 지주사인 CJ로 전진 배치되고, 자리가 비게 되는 CJ CGV를 비롯해 계열사 간 연쇄 이동이 이 회장의 구상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사위이자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의 남편인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부사장)이 CJ ENM 사장 자리에 오를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정 부사장은 CJ ENM의 글로벌 사업과 인수·합병(M&A)을 이끌고 있습니다. 
 
CJ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은 2월 인사 직후 각 계열사별로 중장기적 비전과 실적 개선 방향을 골자로 한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했다"며 "이로 인해 사장단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강호성 대표 사임으로 공석이 된 CJ 경영지원 대표 자리에 허민회 CGV 대표가 유력하다"면서 "사장단 인사의 고리가 바로 허 대표의 지주 이동"이라고 했습니다. 또 "글로벌 사업 수완을 발휘하며 이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사위 정종환 총괄도 ENM 대표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사진 출처=CJ그룹/제작=뉴스토마토)
 
1962년생인 허민회 대표는 1986년 CJ 제일제당 자금팀에 입사, 현재까지 CJ그룹에 몸을 담고 있는 '정통 CJ 맨'입니다. '재무통'인 허 대표는 오랜 기간 적자 상태에 있었던 CJ 푸드빌의 흑자 전환 기반을 닦고, 실적이 좋지 않던 CJ 오쇼핑의 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계열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CJ 투자증권의 외자 유치를 주도하고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 관여하는 등 그룹 내 입지도 단단합니다. 그가 옮길 것으로 예상되는 CJ 경영지원 대표 자리는 지난 2022년 10월 신설됐으며, 대외업무를 총괄 전담한다는 점에서 그룹 내 요직으로 꼽힙니다.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역시 ENM 대표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198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기술경영을 전공한 정 총괄은 지난 2010년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습니다. 미국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주도하고 CJ ENM 피프스시즌 인수에 참여하는 등 주로 CJ그룹의 미래 영토인 미주 지역 사업 확장에 주력해 왔습니다. 정 총괄은 지난 2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CJ ENM의 글로벌 콘텐츠를 총괄하게 되면서 입지가 대폭 확대됐습니다. 장인 이 회장의 굳건한 신뢰와 경영 능력까지 검증되면서 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CJ ENM은 지난달 5일 윤상현·구창근 공동대표 체제에서 윤상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허민회 대표가 지주사로 자리를 옮길 경우 공석이 되는 CJ CGV를 비롯해 CJ 푸드빌, CJ 프레시웨이 등 계열사들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직 CJ그룹 관계자는 "CJ의 경우 회전문 인사 성격이 짙다"면서 "계열사 대표가 인정을 받으면, 조금 더 성장성이 높거나 실적 개선이 필요한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그룹 특유의 인사 문화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히 올해의 경우 재계에서도 가장 늦게 정기 인사를 단행한 만큼 외부 피를 수혈할 물리적 시간도 없었을 것"이라며 "추가 인사는 충분히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에 대해 CJ 측은 "사장단 추가 인사 단행은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면서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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