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지출을 늘리라고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기존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3%로 상향하는 방안입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회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왼쪽)과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영국 <더타임스>는 3일(현지시각) 트럼프 측근인 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했는데요. 소식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은 특히 두다 대통령과 대화한 이후 3%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은 포함하지 않는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두다 대통령은 나토 전반에 걸쳐 방위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는 지난 3월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 정권은 냉전 종식 이후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방위비 지출을 GDP 대비 3%로 늘릴 때가 왔다"고 밝혔는데요.
두다 대통령은 다음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전면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3%가 요구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오는 7월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75주년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인상안 결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GDP 대비 3% 이상을 지출하는 국가는 폴란드(4.3%), 미국(3.3%), 그리스(3.1%) 등 3개국뿐입니다. 나토 회원국은 2014년 GDP 대비 2%를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지만, 지난해 32개 회원국 중 11개국만 이를 준수했습니다.
현 상황에 불만이 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사실 나는 그들(러시아)에게 어떤 일이든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국방비 지출을 압박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집권 1기에 그랬던 것처럼 방위비 지출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