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기소권만 가지게 하는, 이른바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찬성했습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찬성하는 응답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였던 지난 2022년 4월 당시 결과와 비교해 높아졌습니다. 여권은 이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야권은 '검찰개혁'이라 각각 칭하며 찬반의 명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1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3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1%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즉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기소권만 가지게 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구하는 질문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9.6%에 그쳤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7.3%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6%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본지에서 같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지난 2022년 4월 12~13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선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이른바 '검수완박' 추진에 대해 찬성 46.3%, 반대 38.4%로 나타났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15.3%였습니다. 대략 2년 전과 비교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46.3%에서 53.1%로, 6.8%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8.4%에서 29.6%로, 8.8%포인트 줄었습니다. 윤 대통령 집권 2년에 따른 여론의 변화였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지난 8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를 열고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토론회에선 22대 국회가 개원 즉시 6개월 안에 법안 개정을 끝내고,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TK조차 '찬성' 49.4% 대 '반대' 35.5%…2년 전과 판이한 결과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60대까진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에 찬성하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특히 40대에선 70% 이상이 찬성했습니다. 30대 찬성 59.1% 대 반대 27.3%, 40대 찬성 73.2% 대 반대 15.9%, 50대 찬성 61.4% 대 반대 23.6%, 60대 찬성 49.8% 대 반대 39.2%였습니다. 20대와 70세 이상은 찬반 응답이 팽팽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각각 26.2%, 29.5%로, 다른 연령에 비해 높게 나타났습니다. 20대 찬성 35.0% 대 반대 38.8%, 70세 이상 찬성 34.8% 대 반대 35.7%로 나왔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충청, 호남에서 절반 이상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에 찬성했습니다. 서울 찬성 53.0% 대 반대 32.9%, 경기·인천 찬성 55.8% 대 반대 24.7%, 대전·충청·세종 찬성 53.0% 대 반대 33.8%, 광주·전라 찬성 61.2% 대 반대 23.9%였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에서도 찬성 응답이 절반가량 됐습니다. 대구·경북(TK) 찬성 49.4% 대 반대 35.5%, 부산·울산·경남(PK) 찬성 48.7% 대 반대 30.8%로 나왔습니다. 대구·경북의 경우 2년 전 결과(찬성 31.8% 대 반대 54.8%)보다 찬성 응답이 17.6%포인트 크게 올랐습니다. 강원·제주는 찬성 38.9% 대 반대 38.1%로 팽팽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 56.2% '찬성'…2년 전에 비해 13.8%p 상승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절반 이상이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에 찬성했습니다. 찬성 56.2% 대 반대 23.7%였습니다. 2년 전 결과와 비교하면 중도층의 찬성 응답은 42.4%에서 56.2%로, 13.8%포인트 크게 상승했습니다. 진보층은 찬성 71.2% 대 반대 14.6%로, 찬성 응답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보수층의 경우 찬성 34.6% 대 반대 49.4%로 반대 응답이 절반에 달했지만, 찬성 응답도 30%대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년 전에 비해 보수층 찬성도 28.5%에서 34.6%로, 6.1%포인트 늘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20.5% 대 반대 59.6%, 민주당 지지층 찬성 78.9% 대 반대 10.4%였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