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세계로 가는 금융지주)②고성장 막 내린 중국…위험관리 시작

4대 금융지주, 경제 성장기 중국 시장 잇달아 진출
저성장 기조 속 올해 전망 흐림…'안전자산 중심' 전략

입력 : 2024-05-2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1: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지주가 해외 진출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5대 금융지주는 포화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느끼면서 일찌감치 국외로 눈을 돌렸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시작으로 남미와 동유럽 국가에도 깃발을 꽂았다. <IB토마토>는 국내 금융지주의 글로벌 자회사 현황을 국가별로 살펴보고 성장성과 한계점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세계 경제의 큰 손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자 국내 금융지주도 서둘러 진출했다. 중국 내 지점을 늘리고 현지 영업에 박차를 가해 중국 법인 비중을 크게 늘렸다. 수익도 짭짤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기불황에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국내 금융지주도 타격을 입었다.
 
은행연합회은행 전경.(사진=은행연합회)
 
고성장 시대 저문 중국…경기 전망 '흐림'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이 흐리다. 17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3%다. 지난 2019년까지 6%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21년 일시적으로 8.4%까지 반등한 후 가라앉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70년대 경제개혁을 시작한 이후 1990년대 고성장을 기록해왔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외자은행의 위안화 업무와 경영지역 제한을 해제하는 등 점진적으로 완화 정책을 펼쳤다. 이후 외자은행 지점이 독자은행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우리나라 은행의 중국 내 지점도 본격 법인 전환을 실시했다.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는 우리금융의 중국우리은행이 2007년 10월 가장 먼저 법인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 하나중국유한공사가 법인으로 전환됐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손자회사인 은행 중국법인은 각각 2012년과 2008년 설립됐다. 
 
이후 꾸준히 법인을 확장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25곳을 비롯해 중국우리은행유한공사가 22곳,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19곳, 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 6곳 등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캐피탈사나 자산운용사 해외법인도 곳곳에 설립돼 있다.
    
국내 금융지주가 당시 중국 내 지점을 법인화하고 경쟁적으로 확장한 이유는 중국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명이 넘는다. 인구뿐만 아니라 경제개방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10년에는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2022년에는 중국 교역 총액이 6조달러를 넘어 세계 최대 무역국으로 부상했으며, 외자 유치 규모는 1891억달러를 넘겼다.
  
문제는 중국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정책 등으로 경기 전반이 침체됐다. 지난해는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보다 낮은 4.5%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특히 중국은 부동산과 내수 부진, 물가하락 등의 문제에 직면해 성장 저하 요인도 잠재돼 있다. 이에 과거 수십년간의 고성장을 뒤로하고 중장기적인 저성장 기조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4대 금융지주 현지법인 실적 악화…리스크 관리 초점
 
침체기에 접어든 중국 경기는 국내 금융지주 산하 중국 법인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지난 1분기 기준 4대 은행 중국법인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악화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줄어든 법인은 신한지주(055550)의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다. 신한은행 중국법인은 1분기 34억6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05억9400만원 대비 83% 감소했다. 
 
  
이어 KB금융(105560)의 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는 전년 동기 대비 81% 줄어든 34억300만원의 순익을 냈을 뿐이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중국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76% 감소한 50억5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가장 감소폭이 적은 하나금융지주(086790)의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도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한다. 
 
특히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의 경우 총자산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총자산은 5조2139억원으로, 전년 6조1988억원 대비 98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영업수익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1분기 영업수익은 3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억6900만원 줄었다.
 
이처럼 국내 금융지주의 중국 법인 실적이 모두 악화된 이유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31개 성시 중 18곳에서 당초 제시했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16곳은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연구기관들도 전년 대비 낮아진 4% 중후반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1분기 4대 금융지주 중국 법인 중 실적이 가장 우수한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도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중국경제의 장기적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손실 충당금 대응력을 높이는 한편 저위험 자산을 확대하고 자금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현실화된 중동 내 국제갈등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하나은행중국법인은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선별적인 우량 대출 자산 증가에 집중하고, 중국 특유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낮아지는 예대 마진을 극복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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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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