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D현대일렉트릭, 재고 줄이고 현금 흐름 확보…'미래 대비' 박차

업황 호황에 생산 능력 확대
재고자산 회전율 개선 등 효과
설비 투자로 대규모 수주 대응

입력 : 2024-05-3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8일 16: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일렉트릭(267260)(이하 현대일렉트릭)이 올해 들어 재고자산 감축을 통한 운전자금 부담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분기 재고자산 급증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플러스(+)로 전환하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대폭 늘렸다. 현대일렉트릭이 현재 생산능력 확대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향후 생산능력 확대가 마무리될 시 운전자금 부담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HD현대일렉트릭)
 
재고자산 회전율 '상향'·영업현금흐름도 '개선'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일렉트릭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2.9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2.6)에서 비해 11.5% 증가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기초와 기말 재고자산의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연결돼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고자산회전율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중국 양중법인 내 생산능력 확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중국 사업장의 배전반 생산능력을 2690면에서 5125면으로 확장하는 등 중국 사업장의 생산 능력을 확장했다.
 
생산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현대일렉트릭의 재고자산 규모가 감소추세로 전환했다.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소진되는 재고자산이 늘어난 까닭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의 지난 1분기 총 누적 설비 가동시간은 61만6000시간으로 지난해 1분기(59만4000시간)보다 3.7% 증가했다. 동시에 지난 2022년 말 6278억원이었던 현대일렉트릭의 재고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8808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 말 8497억원, 올해 1분기 8103억원으로 감소했다.
 
재고 감소와 함께 매출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01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5686억원)보다 40.9% 성장했다. 아울러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63억원에서 1288억원으로 178.2% 늘어났다. 생산능력 확대로 늘어난 재고자산들이 제품으로 생산돼 빠르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고자산 소진이 나타나면서 현대일렉트릭의 운전자본 부담도 한층 가벼워졌다. 지난해 1분기 현대일렉트릭의 영업현금활동흐름은 -907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는 3721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지출이 118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재고 소진 등에 따른 재고자산 현금유입이 5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됨에 따라 현대일렉트릭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1761억원에서 올해 1분기 3644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현금흐름 악화에 따라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상황과 대조적이다.
 
현재 현대일렉트릭은 울산 공장 등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능력 확장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재고자산 소진 등을 통해 운전자본 부담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현대일렉트릭의 공장 가동률이 95% 내외를 나타내고 있어 설비 가동을 확대해 재고를 소진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주잔고 소화 위해 '설비 증설'
 
향후 현대일렉트릭의 재고자산은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전력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발생하면서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6조4973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375억원)에서 20.8% 증가했다. 한 분기 사이 1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가 발생했다. 올해 현대일렉트릭의 신규 수주 목표량이 37억달러(한화 약 5조원 가량)임을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동안 수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재고자산이 증가할 경우 다시 운전자금 부담으로 이어진다. 현재 현대일렉트릭은 울산 공장 내 중저압변압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173억원이 투입되는 해당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 10월까지 설비 증설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5년까지는 재고자산 조절을 통해 운전자본 부담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 증설이 완료될 경우 재고자산이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변압기 등의 경우 기간이 걸쳐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납품과 동시에 매출이 발생한다. 이에 생산 능력을 키워서 많은 물량을 판매하면서 현금흐름을 확대할 수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전력 인프라 특수가 2030년대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현대일렉트릭의 매출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현대일렉트릭의 2026년 매출 전망치는 3조7610억원에서 4조500억원으로 7.7%로 높게 수정됐다. 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매출은 2조7028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관련 업계의 의견이다.
 
한편, 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외에도 해상풍력 터빈 사업에 진출해 매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측은 향후 설비 증설 계획 등을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현재 울산에 500kV(킬로볼트) 변압기 스마트 공장 투자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셧다운 조치로 전력기기 생산 능력이 저하된 곳도 있지만 현대일렉트릭은 해당 기간 선제적으로 시설을 확충해 수주 물량을 확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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