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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화시스템(272210)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모집액 10배 이상의 자금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까지 결정됐다. 이로써 설비·연구개발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회사의 유동성 확보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024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에 참가한 한화시스템.(사진=한화시스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1500억원 조달을 위해 지난달 27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54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말 제5-1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700억원(2년물), 제5-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800억원(3년물)을 각각 발행키로 했다. 2년물 700억원 모집에는 6600억원 자금이, 3년물 800억원 모집에는 8800억원의 주문이 각각 몰렸다. 이 같은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기존 1500억원에서 1000억원 증액한 2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30bp(1bp=0.01%포인트)였는데, 2년물과 3년물 모두 –7bp로 결정됐다. 2년물의 연 이자율은 3.714%, 3년물은 3.788%다.
한화시스템은 당초 1500억원 모집을 염두에 두고 13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000억원 증액 발행으로 운영자금이 1200억원으로 증가했다.
첫 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배경에는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있다. 지난해 12월 한화시스템의 순차입금은 –1766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유지했지만, 올해 3월 순차입금은 13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한화오션(042660)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두 차례에 걸쳐 6563억원을 투입한 영향이다. 또한 방산부문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 자금 소요도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올 3월 연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118.2%, 순차입금의존도는 0.3%에 불과해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
영업실적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4531억원, 영업이익 928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지난 2021년 2조895억원에서 2022년 2조1879억원, 지난해 2조4531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영업이익 역시 2021년 1125억원에서 2022년 390억원, 지난해 928억원 등으로 꾸준한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차입구조를 장기화해 재무구조를 더욱 안정화하겠다는 의도가 크다. 실제 내달과 8월 만기 예정인 차입금을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차환한다면 만기 구조를 2~3년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4%대 중반이던 차입금의 이자율 역시 3%대 중반으로 1%포인트 가량 감소한다.
안희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향후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으로 투자 규모가 더욱 증가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보유 자금과 안정적인 영업실적 기반의 현금창출력 등으로 투자자금 소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