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출구 전략마저 '논란'…정부정책 신뢰도 상실

전공의 이어 의대생도 동맹휴학 승인 가능성

입력 : 2024-06-07 오후 5:57:31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들에 대해 정부가 전공의 행정처분 중단과 같은 출구전략을 마련할지 주목됩니다. 정부는 동맹휴학이 휴학 사유가 될 수 없다며 휴학 승인 불가를 고수했지만, 집단유급 사태 우려가 커지면서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원칙을 저버리면서 의료계에 대한 특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정부 스스로 형평성을 훼손하면서 정책 신뢰도를 상실하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지난 2월 말부터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휴학계를 승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넉 달째 이어져 집단유급 우려는 한층 커졌습니다.
 
통상 대학 학칙에는 수업 일수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하고, 수입일수의 3분의1 내지 4분의1을 결석할 경우 유급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은 현재 학사 일정을 연기하고 온라인 수업을 운영하는 등 유급을 막기 위한 학사운영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의대생 복귀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유급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의대 운영대학 총장 간담회에 참석해 화상으로 의대운영 중인 대학 총장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 총장들은 지난 4일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 협의회’를 구성하고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협의회는 이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간담회를 열고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다음 주 중으로 의대생 수업 복귀 대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에 대한 출구전략을 마련한 만큼, 의대생들을 대상으로도 휴학 승인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도 집단유급 방지를 위해 더 이상 휴학 승인을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의료체계 체질 개선 시급”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진료유지명령 등 각종 명령을 철회하고, 면허정지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선처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겁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100일 넘게 의료현장을 이탈하며 환자와 병원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 전공의들에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던 정부가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형평성에 어긋나는 과도한 특혜로 정부 스스로 원칙을 깨면서 향후 의료개혁 추진에 있어서도 정책 신뢰성이 훼손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혜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의료체계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전공의 불법행위에 대해 정부가 다시 물러서면서 의료계 특혜가 반복됐다”며 “이번 전공의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공의에 집중된 상급 종합병원 인력구조를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등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이 조속히 이뤄져 상황을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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