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여론조사)②윤 직접 발표에도…국민 60.1% "영일만 유전 기대감 낮다"

60.1% "기대감 낮다", 26.2% "기대감 높다"
PK조차 52.0% "기대감 낮다", 포항 영일만 위치한 TK는 '팽팽'
보수층 40%가량 "기대감 낮다"

입력 : 2024-06-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10명 중 6명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가스 매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을 통해 산유국의 희망을 직접 발표했음에도, 국민 대다수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기대감이 높다"는 응답은 20%대에 불과했습니다.
 
11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3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0.1%는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기대감이 낮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26.2%는 "기대감이 높다"고 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3.7%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2%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국정 브리핑을 통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대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2023년 2월 동해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 높다는 판단 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에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맡겼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발표 이후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은 요동을 쳤지만, 의혹들도 제기됐습니다. 특히 물리탐사 결과를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의 신뢰성에 의문이 뒤따르면서, 4·10 총선 참패와 지지율 폭락 등에 처한 윤 대통령의 '국면 전환용 발표'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러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과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에 대한 반론을 내놨습니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대다수 국민의 기대감은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이는 곧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문제로 연결되면서 윤 대통령이 실질적 레임덕에 처했다는 분석마저 제기됐습니다. 
 
60대·PK마저 절반가량 “기대감 낮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하까지 "기대감이 낮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20대 '높다' 20.3% 대 '낮다' 58.3%, 30대 '높다' 18.9% 대 '낮다' 74.4%, 40대 '높다' 15.1% 대 '낮'다 77.5%, 50대 '높다' 28.0% 대 '낮다' 66.0%였습니다. 60대도 '높다' 35.7% 대 '낮다' 47.8%로, 절반 가까이가 "기대감이 낮다"고 답했습니다. 70세 이상의 경우 '높다' 39.8% 대 '낮다' 32.7%로, 오차범위 안에서 "기대감이 높다"는 응답이 앞섰습니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7.6%로, 모든 연령 중 가장 높았습니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습니다. 수도권과 충청권 60%가량이 가능성을 낮게 바라봤습니다. 호남에선 무려 80% 이상이, 부산·울산·경남(PK)도 절반 이상이 낮은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서울 '높다' 21.5% 대 '낮다' 64.8%, 경기·인천 '높다' 25.7% 대 '낮다' 59.0%, 대전·충청·세종 '높다' 29.5% 대 '낮다' 59.7%, 광주·전라 '높다' 7.7% 대 '낮다' 82.4%, 부산·울산·경남 '높다' 29.1% 대 '낮다' 52.0%, 강원·제주 '높다' 33.0% 대 '낮다' 54.7%였습니다. 포항 영일만이 위치한 대구·경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기대감이 높았지만, 기대감이 낮다는 응답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대구·경북 '높다' 44.1% 대 '낮다' 48.0%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보수층 10명 중 4명꼴 "기대감 낮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60%가량이 낮은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중도층 '높다' 20.6% 대 '낮다' 60.7%였습니다. 진보층 '높다' 11.4% 대 '낮다' 83.4%로, "기대감이 낮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보수층의 경우 '높다' 47.9% 대 '낮다' 39.3%로, "기대감이 높다"는 응답이 앞섰지만 "기대감이 낮다"는 비중도 40%에 달했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높다' 66.7% 대 '낮다' 14.4%로, 높은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높다' 3.9% 대 '낮다' 89.4%로, 상당히 낮은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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