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DL이앤씨, '3년 표류' 효제동 오피스 개발사업 '첫 삽'

2020년 말 매입 이후 오피스텔 분양시장 냉각…개발계획 잠정 순연
올해 '오피스'로 개발 계획 변경…3200억원 규모 본PF 전환 성공

입력 : 2024-06-14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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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DL이앤씨(375500)가 지난 2020년 말 매입한 서울 종로구 효제동 부지의 개발이 3년여 만에 본격화됐다. 부지 매입 이후 분양시장이 급격히 냉각된 탓에 당초 계획이던 오피스텔 개발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근 오피스 개발로 선회해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성공하며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 종로구 DL이앤씨 사옥.(사진=DL이앤씨)
 
2020년 2073억원에 매입한 땅…분양시장 냉각에 개발 순연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제PFV는 우리은행 등 5개 금융기관으로부터 3200억원의 PF 대출을 받았다. 우리은행이 1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했고, 국민은행과 NH은행이 각각 700억원, 롯데캐피탈이 400억원, 산은캐피탈이 300억원, IBK캐피탈이 1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효제PFV는 DL이앤씨가 지분 66.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하나자산신탁이 제2종 종류주 19.99%를, 삼성증권(016360)이 제1종 종류주 14.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250억원 가운데 DL이앤씨는 165억원을 출자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0년 12월 동륭실업으로부터 서울 종로구 효제동 소재 8개 필지(67-2, 84-1, 91, 94-2, 95-1, 95-2, 98, 연지동 136-49)와 건물 5채를 매입하기 위해 시행사 효제PFV를 설립했다. 동륭실업은 지난 3월 별세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3명이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총면적 7149㎡인 이 부지는 당시 3.3㎡당 1억387만원, 총 2073억원에 효제PFV에 매각됐다.
 
효제PFV는 당초 이 부지에 약 780실 규모 오피스텔 개발을 계획했다. 실제 2021년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와 시공에 대한 도급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 착공을 목표로 설정했다. 사실상 DL이앤씨가 시행과 시공 모두에 참여해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 전국 분양시장이 얼어붙었고, 시행 주체인 효제PFV는 개발 시기를 잠정 순연한 바 있다. 당시 준공 목표 기한은 올해 5월까지였다.
 
'오피스'로 개발 발향 선회…DL이앤씨 '디벨로퍼' 역량 주목
 
효제PFV는 최근 이 부지 개발 사업을 ‘업무시설’로 변경해 인·허가 작업을 마쳤다. 당초 오피스텔 개발 계획을 오피스로 선회한 것이다.
 
회사의 최근 본PF 전환은 이 사업 브릿지론의 만기 도래에 따른 것이었다. 2750억원 규모 브릿지론의 만기가 이달 12일로 예정돼 있었다. 본PF에 참여한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브릿지론에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00억원), 생드니제이차(430억원), 신용협동조합중앙회·24개 단위신용협동조합(300억원) 등이 브릿지론을 제공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효제동 부지는 지하 7층, 지상 12층 규모 오피스 2개 동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올해 3월 ‘효제동 오피스 개발사업’의 시공 계약을 2340억원에 새롭게 체결했고, 11일 변경된 계약 내용을 공시했다. 공사비는 1833억원으로 변경됐으며 계약 기간 역시 기존 2027년 4월30일에서 2027년 6월 30일로 연장됐다.
 
효제PFV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20년 토지 매입 이후 오피스텔 개발을 위해 수도권 오피스텔 분양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었으나, 상황이 녹록지 않아 개발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다”며 “최근 중심업무지구(CBD)의 오피스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상품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실제 이 부지는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과 가까워 뛰어난 교통 여건을 갖췄다. 인근에 보령(003850) 사옥과 현대그룹 사옥, 서울지방국세청 등 대규모 오피스 빌딩이 있어 효제PFV의 개발 사업 준공시 신규 오피스 타운 형성이 기대되고 있다.
 
개발 사업이 완료된다면 효제PFV의 최대주주인 DL이앤씨는 다수의 선택권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같은 방식으로 개발돼 현재 DL(000210)그룹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은 지난 2020년 준공 이후 임대로 운영되다 최근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추정 매각가는 9000억원 수준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리츠(REITs)를 설립해 임대관리에 나서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등 선택권이 주어질 것”이라며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디타워 광화문, 디타워 돈의문 등 성공적인 선례들을 바탕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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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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