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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7일 18: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SK증권(001510)이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3개 신용평가사는 SK증권의 기업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규모 대비 비대한 사업구조와 낮은 수익성,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시장의 우려를 샀다는 평가다. 결국 수익성이 확보돼야 하는 상황에서 SK그룹 관련 거래가 수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익성 저하 SK증권, 신용등급 강등
비슷한 시기 NICE신용평가도 SK의 선순위 파생결합사채에 대해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낮췄고 후순위사채는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 단기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어 한국기업평가도 SK증권의 기업신용등급 및 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조정했다.
세 신평사가 공통적으로 뽑은 신용등급 강등의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저하에 비해 고정 판관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하향 사유 리포트에서 “SK증권의 경우 리테일 시장에서의 시장지위에 비해 비교적 많은 수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최근 3개년(2021~2023) 평균 111.4%, 24년 1분기 기준 66.2%로 경쟁사 대비 저조하다”라고 등급 하향의 사유를 밝혔다.
비용문제와 사업부진 '발목'
SK증권은 자산규모 1조원 미만의 소규모 증권사임에도 불구하고 리그테이블에 꾸준하게 이름을 올린다. <IB토마토>의 최근 리그테이블 자료에 따르면 SK증권은 올해 5월까지 누적기준 주식자본시장(ECM) 유상증자 부문 주관실적에서 509억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특히 부채자본시장(DCM)의 경우 5월 주관실적은 총 51건 3조5455억원으로 5위, 인수실적에서도 82건 3조4550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통 투자금융(IB) 실적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비용문제와 여타 사업에서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사진=SK증권
SK증권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순영업손익은 2623억원이었지만 판관비는 249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에 비해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고자 SK증권도 조직 효율화에 나서기는 했다. 올해 정기 임원 인사와 함께 시행한 조직개편으로 기존 9개 사업부를 6개 부문으로 축소하고, 30본부를 20본부로, 10실에서 7실로 개편했다. 이어 임원진의 부사장 이상의 임원진 100%, 상무급 50%, 이사급 30%의 월급을 반납하는 등의 고육지책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 SK증권은 이렇다 할만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139억원의 영업적자와 5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124억원, 당기순이익 6억원에서 모두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익은 534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5.8% 감소한 반면 문제가 된 판관비는 673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1분기 기준 대손충당금은 총 9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석달 새 152억원이 늘었다. 앞서 SK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400억원 넘게 적립해야 했다. 부동산 익스포저 부실 위험에 따른 선제적 조치였다. 다만 SK증권은 충당금 적립에 의한 적자가 일시적으로 발생했을 뿐 주력 사업부문에서의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실적 회복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다는 입장이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1분기 적자는 부동산 관련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추가 설정한 탓이 크다"라며 "현재 기업금융과 법인 영업에서의 견조한 영업목표을 초과 달성했고 신평사 리포트에서도 당사의 유동성 부문에서의 우수함을 언급한 만큼 우려보다는 관심 어린 시선으로 봐달라"라고 말했다.
SK그룹 발 거래, 도움 될까
시장에선 SK그룹에서 나오는 거래가 SK증권을 지원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SK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한 이후에도 SK그룹과의 끈끈한 관계가 버팀목이 돼왔기 때문이다. SK증권의 브랜드 사용 계약이 갱신되면서 계약기간도 2026년 12월31일로 연장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SK그룹에 따르면 오는 28일과 29일에 걸쳐 SK그룹은 경기 이천시 SK매니지먼트시스템 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대부분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에선 SK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최태원 회장의 이혼 관련 재산분할에 필요한 재원 마련과 비대해진 SK그룹 사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SK그룹의 구조조정과 자금조달 방안으로는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와 중복되는 사업채 통폐합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다.
IPO에선 대표적으로 SK에코플랜트 상장이 전망된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NH투자증권(005940)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2023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당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황으로 일정을 지연시킨 바 있다. 그리고 다시 최근 대형 IPO의 성공적인 증시 안착이 진행되면서 다시금 IPO 추진에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사업별 통폐합은 SK바이오팜,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제약 및 바이오 계열사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SK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산업 계열사를 SK E&S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SK증권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딜 참여를 통한 수익성 증대가 장기적인 사업구조 개편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룹 계열사가 아닌 만큼 중소형 증권사로서의 다이어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채자본시장(DCM)과 같은 경우는 아직도 SK그룹과 SK증권과의 끈끈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고 계열사 IPO와 같은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SK증권 참여가 유력하다"라며 "다만 SK증권이 대형 그룹사의 계열사 시절 구축해놓은 영업망이나 조직이 현재 체급에선 부담이 되고 있어 점진적인 체질 개선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