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여야 원 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운영위원장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년씩 순차적으로 맡는 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추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구하기' 등의 이유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면, 법사·운영위 앞의 1년은 민주당이, 뒤의 1년은 국민의힘이 맡자"며 "전향적인 검토를 당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게 마지막 제안"이라며 "민주당이 단독 선출한 11개 상임위원장 중 운영위원장만이라도 여당이 맡는 안을 최근 새로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강조했는데요. 해당 절충안은 지난 17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계기로 논의된 것로 보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국회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았는데요.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당초 입장에서 어떤 변화도 없이, 자기주장을 관철하고 강요하는 양상"이라며 "정부에서도 오래 일했고 국회에서도 많은 당과 협상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강경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108명 의원 전원 명의로 상임위원장 선출과 상임위 배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며 "원 구성을 거부하면서 불법 무노동을 주장하더니, 이제는 헌법·법률까지 마음대로 해석한다"고 비판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권한쟁의 심판청구로 국민의힘은 국회 정상화를 원하지 않는 게 분명해졌다"며 "앞에선 협상해야 한다고 하면서, 뒤에선 협상을 파투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초반에도 똑같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는데,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며 "국민의힘이 다시 한번 국회 자율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심판을 청구한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날 오후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하고,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박 원내대표는 원 구성과 관련한 입장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오는 20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다는 방침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