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한국 법인 마세라티 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을 직접 공략합니다. 한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차를 적극 투입해 그간 부진했던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마세라티 코리아는 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출범 행사를 갖고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핵심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주요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사진 왼쪽부터)루카 델피노 마세라티 최고사업책임자(CCO),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최고경영자(CEO),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책임자.(사진=마세라티 코리아)
그동안 마세라티의 국내 수입 및 판매 권한은 딜러사인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가 담당해왔는데요. 하반기부터 마세라티 코리아를 모회사인 스텔란티스코리아 산하의 사업부문으로 편입돼 국내 사업을 직접 운영합니다. FMK는 기존 서울과 분당 지역의 딜러사 역할을 지속합니다.
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자감을 가지고 있다"며 "마세라티 코리아를 통해 럭셔리 소비자에 더욱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세라티 코리아는 전기차 등 신차를 적극 출시하고 네트워크 강화로 럭셔리 브랜드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우선 이날 V6 네튜노 엔진을 얹은 '뉴 그란투리스모'와 '뉴 그란카브리오'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매달 신차를 선보입니다. 신차는 모두 이탈리아에서 생산됩니다.
'뉴 그란투리스모'(사진 왼쪽)와 '뉴 그란카브리오'.(사진=마세라티 코리아)
특히 올해 말 100% 전기로 구동하는 폴고레(Folgore) 라인업을 국내 도입합니다. 마세라티는 내년까지 모든 제품을 전동화 버전으로 전환하고 2028년에는 전체 제품군을 전동화 모델로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S 서비스 등 고객 접점도 확대합니다. 지난해 6월 론칭한 마세라티의 첫 번째 통합 로열티 프로그램 '트라이던트'를 중심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죠.
마세라티는 2007년 FMK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17년 만에 한국 법인을 설립한 것인데요. 그만큼 한국 시장이 이전과는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루카 델피노 마세라티 최고사업책임자(CCO)는 "한국은 미국, 중국, 독일, 영국에 이어 럭셔리 세그먼트 세계 시장 규모가 5번째"라며 "한국 소비자들은 현명해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선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판매 부진에서 탈피하고자 국내 법인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세라티는 2018년 1660대 판매됐지만 이후 2019년 1260대, 2020년 932대, 2021년 842대, 2022년 554대, 지난해 434대로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155대에 그치며 람보르기니(196대), 페라리(165대)에 밀렸죠.
분고 야마모토 마세라티 일본·한국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는 "한국 법인을 통해 마세라티 본사와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투자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