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호텔신라(008770)가 이자율 0%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기존 차입금의 이자 부담을 줄인다. 교환사채의 이자율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해 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일반 회사채에 비해 이자율이 낮게 책정된다. 호텔신라는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기존 차입금 1500억원(이자율 4.65%)를 상환할 예정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5일 1328억원 규모의 제75회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 대상 주식은 호텔신라의 자사주 213만5000주(주식 총수 대비 5.44%)다.

 

해당 교환사채의 만기 이자율은 0%로 호텔신라는 해당 교환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1500억원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해당 차입금의 이자율은 4.65%로 차환이 이뤄질 경우 이자 비용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환사채는 약정 기간 중 약속한 비율에 따라 사채를 특정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만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일반 채권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

 

호텔신라 교환사채의 교환가액은 1주당 6만2200원이며 교환 비율은 100%다. 향후 채권자들이 교환사채 전부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교환 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호텔신라의 자사주 전부를 채권과 교환할 수 있다.

 

전환가액은 조정될 수 있다. 주식 가격이 변동되는 경우 사채 총액에 맞게 전환가액이 조정된다. 여기에 향후 채권자가 교환 청구를 하기 전 호텔신라가 시가를 밑도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무상증자 등 주식을 발행할 경우에도 교환가격이 조정된다. 채권자의 교환가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이 발행될 경우 교환가액을 낮춰 채권자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

 

반대로 호텔신라에 감자 및 주식병합 등 주식 가치가 오를 수 있는 일이 발생하면 가치 상승 비율만큼 교환가격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

 

향후 채권자 입장에서는 주식 가치가 변한다 해도 사채 금액 1328억원에 상응하게 교환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에 손해는 없다. 호텔신라의 교환사채는 만기 이자율 0%로 정해졌으며, 별도의 이자 지급기일도 없다. 이자 수익보다는 향후 교환 청구권 발동을 통해 호텔신라 주식 확보에 중점을 둔 계약으로 풀이된다. 향후 호텔신라의 주가가 올라 교환권이 발동될 경우 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해 매각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호텔신라가 교환사채를 상환할 방법도 있다. 교환사채를 중도 상환할 경우 주식을 교환해 주지 않아도 된다. 해당 교환사채의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 조항을 살펴보면 2027년 7월5일부터 2029년 6월19일까지 기간 중 호텔신라의 보통주 주식 종가가 10거래일 연속 6만2200원의 110%(6만8420원)를 초과하는 경우 호텔신라는 채권자들에게 교환사채 금액의 전부 혹은 일부에 대해 중도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한편, 교환사채는 전환사채와 달리 기존에 발행된 주식을 대상으로 발행된다. 이에 전환사채와 달리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가 없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교환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035720)는 지난 4월 인공지능 영역에 투자하기 위해 28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