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정재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팬데믹 이후 M&A 관련 분쟁·공개매수 관련 자문 증가
고금리, '뉴노멀'로 인식…점진적인 인수활동 증가 예상
주식투자 관심 늘며 소수주주 보호 위한 제도개선 주목

입력 : 2024-07-1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인수·합병(M&A)과 기업지배구조 등 기업법무 관련 자문 유형이 변화하고 있다. 2010년대 후반에는 물적분할을 통해 기업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에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정재용 변호사는 이 같은 M&A, 기업지배구조, 사모투자, 외국인 투자, 해외투자 등 기업법무 자문 전문가다. 2016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업무를 시작하며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투자, 지주회사 전환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해 폭넓고 풍부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삼성전자(005930)의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문 분할·매각, CJ제일제당(097950)의 브라질 셀렉타(Selecta) 인수, LG유플러스(032640)의 CJ헬로 인수 등 굵직한 M&A 거래에 참여했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다음은 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태평양의 기업법무그룹 소속으로 M&A 거래, 분할·지주회사 전환 등 회사 구조개편, 그 외 기업의 일상적인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법률문제에 대한 자문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2016년에 태평양에 합류해서 지금까지 8년 정도 기업자문 업무를 해 왔는데, 운 좋게 국내 M&A와 크로스보더 M&A,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 여러 업무를 골고루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크로스보더 M&A는 국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더 복잡하다고 들었다. 
△크로스보더는 현지 로펌과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통이 중요한 업무다. 현지 법률뿐만 아니라 시차와 환율 등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 이전에 진행했던 CJ제일제당(097950)의 브라질 셀렉타 인수 건은 한국과 브라질 시차만 12시간이 났었다. 국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환율도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사모펀드 등 딜을 기획하는 쪽에서 사전에 은행과 조율해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경우도 있다.
 
-M&A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고 찾아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M&A 거래에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요구사항이 있다. 그러한 사항들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데 이를 어떻게 조정하고 조화로운 해결책을 찾아 나갈 것인지가 전반적인 거래의 진행은 물론 성사 여부를 좌우한다. M&A 변호사는 고객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면서도 상대방 역시 납득·수용할 수 있는 조화롭고 균형잡힌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자문 사례가 있다면?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 건이다. 큰 규모의 크로스보더 딜이기도 했고, 기존 투자자들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고 풀어야 할 이슈도 많았다. 거래종결일 아침부터 여러 당사자와 자문사가 큰 회의실에 모여 서류를 확인하고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일부 당사자는 화상회의를 통해 참석하기도 했는데, 몇 시간에 걸친 서류 확인이 끝난 후 '이로써 거래가 무사히 종결되었다'라고 발표되고 서로 축하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기업법무와 M&A 부문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는?
△상장회사 규제를 중심으로 한 소수주주 보호 트렌드다. 이미 도입된 상장회사 물적분할시의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이나 모회사 주주의 자회사 이사에 대한 다중대표소송 제도 외에도 올해 7월24일부터 상장회사 임원이나 주요주주의 주식거래 관련 사전 공시제도 등이 도입된다. 소수주주의 권익을 확보하고 일반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인데,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나 이사회의 책임 강화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문제제기와 제도개선이 활발해지는 것 같은데, 기업과 투자자 모두 주목할 만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주요 주주의 주식거래 사전 공시 시 소수주주들은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나? 
△상장회사의 임원이나 주요주주 등 내부자들이 주식을 대량 거래하는 경우 이를 사전 공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이전에는 회사 설립자 등이 지분을 사모펀드 등에 판매한 이후에 공시가 올라왔는데 이제는 매각하기 전에 소수주주들이 미리 알 수 있게 된 거다. 주요 주주의 지분 변동을 소수주주들이 미리 알게 되면서 주식 보유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이전보다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M&A 시장은 어떤가?
△팬데믹을 거치면서 M&A 시장이 위축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점차 좋아질 것이라 예상한다. 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의 경우 드라이파우더가 쌓여 있어 투자 여력이 있는 곳이 많고, 크레딧 펀드 등 투자의 방식이나 유형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는 아직까지 여러 이유에서 매각이나 내부 구조개편 등에 집중하고 있지만, 조만간 인수와 투자활동에도 점진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기대한다.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점차 팬데믹 이후의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인식되는 분위기도 있고 한편으로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점도 하반기 이후에는 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일 것 같다.
 
-M&A 유형에도 트렌드가 있나?
△2018~2019년에는 물적 분할을 동반한 M&A가 많았는데 2020년 초부터 최근까지는 상장회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 폐지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공개매수 진행 과정과 절차에 대한 자문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팬데믹 이후로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지면서 관련 분쟁도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한 뒤에 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많았는데, 팬데믹을 거치면서 시장 상황이 변화하면서 이를 지키기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M&A 거래 종결 이후 회사 운영이나 사업 확장에 관한 자문업무도 한다고 들었다.
△PMI 업무라고 하는데 고객 입장에서 M&A는 인수 이후의 목표를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문사로서도 그러한 목표와 시너지 달성에 같이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한편으로는 국내외 사모펀드와 일하다 보면 기업인수 이후 회사의 경영을 개선하고 볼트온 등 전략을 통해 내재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롭다고 느껴져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태평양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이나 향후 목표는?
△변호사로서 원래 목표로 하고 있고 항상 고민하고 있는 것인데, 고객에게 기계적이고 이론적인 답변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의견을 드리려 노력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법률 서비스'라는 태평양의 모토와 철학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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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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