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ESS는 최근에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기술 성장과 함께 큰 시장 규모를 구축 중인데요.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부진)'으로 배터리 수요가 급격하게 줄자 관련 기술을 ESS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ESS시장 규모 (그래픽=뉴스토마토)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ESS 연간 시장규모가 2022년 152억달러에서 2030년 395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SS는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하는 산업계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로 꼽힙니다. ESS는 태양광과 풍력 등으로 생산된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소비하고 남은 에너지를 저장을 합니다.
ESS 구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Cell), 그리고 셀이 모여 구성된 배터리 팩(Pack)까지는 전기차에서 봤던 배터리의 모습과 같습니다. 다만, ESS는 랙(Rack)이라는 구조가 추가되는데요. 대형 컨테이너에 두꺼운 책 모양의 배터리셀을 넣는 형태입니다. 여기에 저장해 둔 에너지를 필요에 따라 쓸 수 있기 때문에 발전소 운영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SS는 앞으로 주택과 빌딩, 공장 등 전기가 쓰이는 곳에서 자주 보일 것이다"라며 "전분야에서 ESS의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삼성SDI 배터리 약 40만개가 24개의 컨테이너에 설치된 모습.(사진=연합뉴스)
ESS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기반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ESS는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적용받지 않아 중국산 배터리가 북미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입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약 86%를 차지했습니다. 업체별로는 CATL 출하량이 전년대비 42% 증가한 74GWh로 2022년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2위 BYD(비야디)는 57% 증가한 22GWh, 3위 이브(EVE)는 110% 많아진 21GWh 등을 기록습니다. 모두 중국 업체입니다. 이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6위와 7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ESS용 LFP 배터리 생산 및 개발에 한창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삼성SDI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ESS 사업 확대를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어 ESS용 LFP 배터리 개발에 한창입니다. SK온 또한 ESS 사업 강화를 목표로 미국에 ESS용 LFP 공장 설립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