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 자금수혈 총력전

유형자산 매각, 자사주 처분…현금 유동성 확보

입력 : 2024-07-15 오후 4:46:1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자산 매각과 자사주 처분 등의 방식으로 현금 확보에 나섰습니다.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목적은 기업 운영자금 확보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신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 일반적인데요.
 
1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서울 종로구 본사 보령빌딩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했습니다. 보령은 한국토지신탁에 매각 후 재임차 구조로 매매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이에 따라 보령의 지주사 보령홀딩스가 매각 후에도 7년간 본사 사옥으로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보령은 이번 매각으로 1315억원에 달하는 매매대금을 확보했습니다. 
 
최근 보령은 핵심 자산매각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를 보령바이오파마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매각가는 3600억원 상당으로 알려집니다. 잇따른 자산매각으로 4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게 된 보령은 신성장동력으로 꼽는 우주 사업과 헬스케어 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령은 최근 3년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살펴보면 2021년 1507억819만원에서 2022년에는 89% 넘게 급감한 160억7298만원을 지난해에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164억6052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일동제약그룹, 중앙 연구시설 매각 착수
 
일동제약그룹은 자산 유동화 일환으로 동탄신도시 내 위치한 중앙 연구시설 매각에 나섰습니다. 연구시설은 현재는 지난해 11월에 출범한 신약 개발 자회사 유노비아 사옥으로 쓰이고 있지만, 경영 효율화와 R&D 자금 마련 목적으로 최근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선정했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비용의 효율적인 관리와 안정적인 연구개발(R&D) 자금확보 등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동제약그룹이 조직 슬림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유노비아는 자회사로 분사한 이후 대원제약과 소화성 궤양용제 P-CAB 신약후보 물질 ID120040002에 대한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며 첫 번째 기술 투자 성과를 올렸습니다. 신약 개발 전문회사인 유노비아의 특성상 핵심 파이프라인과 신약 기술력을 앞세워 외부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죠. 이번 계약으로 유노비아는 대원제약으로부터 계약금과 상업화 성공 시 로열티를 받게 되는데요. 수 백억원에 달하는 임상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유노비아는 당장 급한 불을 끈 셈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유노비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9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유노비아는 자체 발굴한 신약 후보 물질을 기술 이전한 대가로 얻은 계약금과 로열티를 기반으로 다른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을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선 사업 초기 단계에서 안정적인 자금확보가 필수입니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고용량 바이오시밀러 및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글로벌 임상 비용과 경구용 GLP-1 생산설비 투자를 위해 자사주 50만 주를 처분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내년 1분기에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임상을 마무리하면 2분기에는 글로벌 품목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임상 완료와 품목허가 일정에 맞춰 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결정한 것인데요. 삼천당제약은 자사주 매각으로 총 714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삼천당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404억2723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소폭 증가한 489억8102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투자 위축으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 자산매각으로 대규모 현금확보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 상당수가 자원 효율화와 자산 유동화를 목적으로 사업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며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R&D 선순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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