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포텐 IPO 논란 중심 선 한국투자증권

업계 "홍진영, 한탕 노리는 VC 등 외부 투자 유치"
오는 10월부터 증권 인수업무 개정

입력 : 2024-07-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잡음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IPO 주관 계약을 맺은 아이엠포텐의 상장 가능성을 두고 시장에서 의문 부호가 달렸기 때문입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뻥튀기 상장 논란의 중심에 선 파두(440110)부터 사상 초유의 상장 무효 사태가 발생한 이노그리드 상장을 주관했습니다. 
 
아이에포텐 관련 시장 우려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주관사 계약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IPO 진행 절차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칠 것이란 입장을 내놨습니다. 업계에서는 부실 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상장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의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다시 부실 IPO 논란 
 
2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가수 홍진영이 대표로 있는 아이엠포텐의 상장 주관 계약을 지난달 20일 맺었습니다. 아이엠포텐은 현재 직원 4명에 불과하며, 지난해 매출액은 6억688만원, 영업이익은 7억 3798만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폭은 더욱 확대돼, 이는 전년 대비 212% 가량 증가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기업과 IPO 주관 계약을 맺은 자체는 문제 소지가 없지만, 논란에 중심에 선 상태인 만큼 기업 선별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명하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파두 IPO의 부실 문제와 이노그리드 상장 예비심사 승인 취소 사태로 큰 논란을 겪은 바 있습니다. 파두의 경우, 지난해 예상 매출을 12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부풀려 상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예상치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며 주가가 폭락했고,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005940)과 함께 집단소송과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까지 받았습니다. 이노그리드의 경우 최대주주의 지위 분쟁을 상장 예심 신청서에 기재하지 않아 상장 예비심사 승인 결과가 취소된 바 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한국투자증권의 IPO 기업 선정 및 관리와 검증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상장 주관 계약 체결은 IPO를 위한 시작 단계"라며 "주관 계약 체결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 절차에 따라 기업의 재정 상태와 성장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검토와 평가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상장 여부 보다는 아이엠포텐이 추가적인 투자금 유치를 위해 IPO 주관 계약을 우선적으로 맺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K-뷰티가 활황인 가운데 홍진영이라는 유명 연예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인 만큼 상장 주관 계약을 맺는 거 자체로 외부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면서 "상장 심사 통과를 차치하고서라도 프리 IPO 등을 통해 엑시트를 노린 벤처케피탈(VC) 등의 자금이 들어올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수 홍진영이 자신의 브랜드 '시크 블랑코'를 홍보하고 있다.2024.05.29.(사진=뉴시스)
 
연예인 기업 선점효과?
 
연예인 기업의 유명세를 활용한 선점 효과를 노린 IPO 주관 계약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연예인 기업이 상장되면 앞으로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먼저 IPO 계약을 선점하려는 의도인 거 같다"면서 "증권사는 많은 기업들을 선점해야 IPO 수수료로 수십억원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증시 상황에서 연예인 관련 기업의 경우 실적 성장의 현실화 보다는 테마성 재료와 유명세에 따른 반짝 관심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여전히 한국투자증권의 아이엠포텐 IPO 추진 명분으로는 약하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래몽래인(200350)의 경우 배우 이정재씨와 정우성씨의 투자 사실이 전해지면서 반짝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정재씨가 인수한 아티스트유나이티드(전 와이더플래닛)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입니다.
 
실적과 무관하게 연예인의 유명세에 기댄 투자 유치 활동이 국내 주식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부실 기업의 IPO가 빈번해지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오는 10월 증권 인수업무 개정 예정 
 
금융당국은 부실 기업의 IPO 추진을 막기 위한 상장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의 빠른 도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는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해 공모가격 결정 기준 및 절차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주관사별로 공모가 산정 기준을 마련해 오는 10월 대표 주관 계약 체결분부터 적용합니다. 주관사가 상장에 실패할 경우에도 대가를 지불해 무리한 상장 추진을 막는 조항도 신설됐습니다. 입맛에 맞는 밸류에이션 산정 모델이 아닌 공모가 산정 방식의 일원화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증권사들이 3개월 동안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면서 공모가를 유지하는 등의 상장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융위원회도 기관 수요 예측 제도의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하반기에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작년 9월부터 수요예측 기간을 기존 2일에서 5일로 늘렸지만 기관의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지며 시행 1년 만에 재검토에 나섰습니다.
 
한국투자증권 본사.(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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