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아 노조가 평생사원증 복원을 요구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2022년 임단협에서 평생사원증 혜택 범위를 만 75세까지로 축소하기로 했지만, 다시 올해 퇴직자에게 연령 제한 없이 할인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요구하면서입니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다음 주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교섭의 핵심은 평생사원증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차량할인 단체협약 복원 △특별성과금 지급 △신통상임금 확대 적용 △핵심부품 생산라인 공장 내 전개 △베테랑(퇴직자 재고용) 폐지 및 완전한 정년 연장 등을 쟁취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깃발이 시청사 위로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조는 특히 사측에 빼앗긴, 이른바 평생사원증 복원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평생사원증은 '퇴직자 복지'인데요.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한 퇴직 직원에게 2년에 한 번씩 차량을 구매할 때 30% 할인 혜택을 줬습니다. 그러다 2022년 노사는 고령 운전자의 사고 위험을 고려해 할인 혜택 제공을 75세까지로 제한하고, 할인 주기도 3년으로 하면서 할인율도 25%까지 낮추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기아 노조가 평생사원증 부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전 집행부가 사측과 합의를 통해 조정했던 퇴직자 자동차 할인 혜택을 지난해 말 출범한 현 노조 집행부가 복원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형님 격인 현대차는 기아의 단협 조정 이후에도 퇴직자 차량 평생할인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전 집행부가 물러나고 새로 들어선 현 집행부가 퇴직자 차량할인을 복원할 경우 조합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아 노조의 평생사원증 복원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 학과 교수는 "강성노조들이 현 집행부가 잘 보이기 위해 과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며 "합의됐던 평생사원증 복원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기아 노조는 '고용세습'으로 비판받아 온 조합원 가족 우선채용 조항도 더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현재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직원 자녀만 우선 채용하는데 '배우자'까지 채용 대상을 넓히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에 더해 업무상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 외에 6등급 이상 장애를 입은 조합원 가족까지 특별 채용토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