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사, 인재확보 머리 맞댄다

올해 임단협 핵심 과제 '인재확보'
노조 "업무부하 인재확보 필요"
장인화 회장, 생산성 향상 인재확보 나서

입력 : 2024-08-02 오후 2:21:4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포스코 노사가 인재확보를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입니다. 노조는 철강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인재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포스코 직원들이 타기업 입사 지원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측과 같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사측 역시 인재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적극적으로 인재확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2일 포스코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임단협 핵심 과제는 인재확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조는 현재 철강 사업이 건설 경기 부진 등 시황 악화에 중국산 저가 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실제로  포스코 홀딩스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8% 감소한 18조5100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7520억원으로 43.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조는 철강업황이 어려워 직원들이 타기업 입사 지원이 현장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회사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노사가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장인화 신임 포스코크룹 회장이 지난 3월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채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장인화, 1조원 원가절감 목표…기술직 인재확보 '사활'
 
사측도 인재확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철강부문 연간 1조원 원가절감을 목표로 내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재확보에 나섰습니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매년 최고 기술 임원진이 미국과 유럽 등 해외로 찾아가 직접 인재를 찾는 것은 물론 삼성부터 애플까지 다양한 출신의 외부 인사도 적극 영입하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의 ICT 계열사 포스코DX는 최근 포항자동화, 로봇자동화, AI, 로봇사업 분야에 기술직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뽑힌 인력들은 포스코그룹의 미래 신사업과 디지털 혁신 작업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스마트 팩토리(ICT 기술이 적용된 생산공장)보다 한 단계 진화한 수준의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하고 빠른 성장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파격적인 채용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포스코그룹은 특히 AI 연구소 전체 인력을 2025년 100여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AI연구소는 포스코홀딩스 산하에 세워진 미래기술연구원 소속으로 그룹 AI 기술전략을 수립하고 AI 모델 설계 등을 통해 제조 공정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철강 등 기존 제조업의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2차전지 신소재 개발 등에도 AI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7일 오후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등 조합원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사진=뉴시스)
 
현장직 대 기술직…인재확보 '동상이몽'
 
인재확보가 노사 간 '동상이몽'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노조는 현장직, 사측은 기술직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노조는 현장 인력 부족으로 업무부하가 있어 생산직군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채용, 퇴직, 이직인원이 연간 채용인원보다 월등히 더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스코노조는 "신입사원 채용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정년 연장 등을 통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사측은 공장 자동화 구축를 위한 기술직 인재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인데요. 생산직 인력의 비중은 낮추고, 공장 자동화를 해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포스코와 같은 제조업의 경우 공장 자동화가 이뤄지게 된다면, 현장 근로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완성차 업계에서 생산직 인력 구성을 두고 갈등이 첨예합니다. 전기차 생산 공정은 대부분 자동화로 이뤄지는 만큼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필요한 인력 적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 1만대를 생산할 때 투입되는 생산 인력은 내연기관차의 38%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노사가 당장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현장직 근로자들은 직무 변경 준비를 하고, 사측은 이에 따른 인원 재배치 등을 노사 간 논의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김성희 L-ESG평가연구원 원장은 "포스코가 철강기업이 아니라고 선언을 했지만, 당장 구조조정을 하는 흐름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장직 근로자들도 이에 대비해 업무 전환 훈련을 통한 경쟁력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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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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