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고집' 폭스바겐, 5년 만에 '1만대 클럽' 적신호

수입차 브랜드 중 디젤 비중 가장 높아
2년만 신차 신형 '투아렉' 디젤 모델만 출시
"한국에서 디젤로만 수익 내겠다는 것"

입력 : 2024-08-07 오후 2:44:54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 또 다시 디젤 카드를 꺼냈습니다. 2년 만에 신차 신형 투아렉을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만 선보였는데요. 폭스바겐은 수입차 브랜드 중 디젤차 판매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디젤차 수요 감소와 맞물려 판매량이 떨어진 폭스바겐은 5년 만에 '1만대 클럽' 달성도 불투명해졌습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 1만247대 중 디젤차가 4998대로 비중이 48.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메르세데스-벤츠 9.5%, BMW 5.4%, 아우디 23.3%와 비교해 차이가 큽니다. 
 
수입차 브랜드 디젤차 판매 비중.(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해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비중이 8.2%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폭스바겐은 여전히 디젤차 중심 전략을 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올해 역시 상반기 기준 24.8%로 1위입니다.
 
지난 6일 내놓은 신형 투아렉도 디젤 모델만 투입했습니다. 신형 투아렉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솔린,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돼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디젤 모델만 선보인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디젤 선호도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틸 셰어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투아렉 이날 신차 발표회에서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아직 높다"며 "이를 고려해 투아렉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 판매량은 7만5985대로 전년동기대비 54.8% 감소했습니다.
 
폭스바겐 3세대 부분변경 신형 투아렉.(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이 유독 한국에서 디젤차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수익성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환경부가 디젤차의 경우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 유럽기준(WLTP)으로 측정하고 있는데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유럽 공장에서 생산된 디젤차를 국내에 바로 출시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증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것이죠.
 
가솔린 차량은 미국 기준인 CVS-75를 적용합니다. 유럽이 아닌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타, 티구안 올스페이스 가솔린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는 이유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외 디젤차 최대 시장이 한국인만큼 디젤차 판매율을 올리면서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장이 한국이다"며 "폭스바겐이 계속 디젤차를 보급하는 건 최대한 끝까지 수익률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습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수입차 판매 순위가 2022년 4위에서 7위로 떨어졌고 올해는 10위에 그쳤습니다. 올해 7월까지 3711대를 판매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19년 이후 5년 만에 1만대 돌파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신형 투아렉은 디젤차인데다 가격이 1억원을 넘어 판매량을 견인하기 힘든 모델입니다. 최근 대대적인 할인과 함께 판매를 개시한 전기차 ID.4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죠.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전동화 전환이 빠른 국가 중 하나로 디젤차는 앞으로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며 "폭스바겐의 밀어내기 식 디젤차 판매 전략은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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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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